5월, 2017의 게시물 표시

이구아나가 귀찮은 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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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읽는 책도 가끔은 읽어야 한다. 그래야 같이 이야기할 수 있는 주제도 생기고, 아이들과 눈높이를 맞출 수 있다.   작은 여자아이가 자기 덩치만한 이구아나를 업고 있는 앙징맞은 그림을 담고 있는 특이한 이름의 책 - "이구아나가 귀찮은 날들" 드다지 넉넉하지 않은 한 가정이 있다. 아빠는 학교 선생님이고, 엄마는 전업주부이고, 그리고 초등학교를 다니는 주인공 (이름은 쥬리)이 있다. 쥬리의 생일선물로 아빠의 큰 아버지가 이구아나를 가져오는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학교 이사장으로 있고, 돈은 많지만, 그다지 성격이 좋지 않은 토쿠다 영감은 손자와 이구아나를 키우다가, 질려버렸기 때문에 강제로 쥬리네 집에 떠넘긴 것이다. 쥬리 덩치만한 이구아나를 키워간다. 신선한 야채 샐러드를 만들어서 아침에 먹여야 하고, 이구아나가 병들지 않도록 온도도 후끈후끈하게 유지해야 한다. 이구아나는 화분을 비롯해서 집안 여기저기를 망쳐버린다. 그래서 주인공은 야다몽(싫어)이라고 이름을 붙여준다. 학교 이사장에게 밉보일 수 없기 때문에 아빠는 딸 쥬리에게 야다몽을 잘 보살펴주라고 하고, 엄마는 징그러운 야다몽 근처에 갈 생각을 안한다. 가끔씩 학교 이사장은 이구아나가 잘 지내고 있는지 감시하듯이 구경도 온다. 야다몽 키우기가 얼마나 싫었을까? 쥬리짱은 내키지 않는 마음으로 야다몽이 콱 죽어버렸으면 좋겠다고 투덜거리다, 아빠에게 찰싹 맞기도 한다. 야다몽의 긴 하루가 하루씩 하루씩 쌓여가고, 에피소드가 하나씩 하나씩 이어진다. 심지어 한 밤 중에 야다몽을 동네 공원에 갖다 버리기 위해 작전을 짜기도 한다. 하지만 불쌍한 아빠를 위해서, 또 야다몽과 쌓인 묘한 정 때문에 야다몽을 다시 데려오고 만다. 이제는 극적인 반전~ 아빠, 엄마도 쥬리짱의 마음을 이해하고, 야다몽에 정이 들기 시작한다.  야다몽이 건강하게 잘 지내는 것을 본 성격 안 좋은 토쿠타 영감이 다시 이구아나를 되찾아가고 싶어한다. 실력없고 무능했던 아빠는 이사장에게 대들어서

카피책 - 당신이 쓰는 모든 글이 카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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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먼저다."  "사람특별시"  "세월호 시력표" 위의 카피를 만드신 정철 선생님의 특강을 들었다. 털털한 수염, 편안해 보이는 복장, 동그란 안경, 사람 좋아 보이는 인상,  순대국 한 그릇에 소주를 까면서 밤새 이야기 하는 것을 즐길 것 같은 분. 노무현, 문재인, 한명숙 등 이름만 들어도 먹먹해지는 분들과 함께 한 작업이 많으셨던 분. 돈 벌겠다고 강자를 미화하는 카피를 쓰기 보다, 사회적 사건들에 관심을 더 갖는 분. 이런 선생님의 모습이 무엇보다 감동이다.  종이컵에게 너는 물이나 커피를 담는 싸구려 용기였다. 환경에 부담만 주는 허접한 용기였다. 그러나 너는 다시 태어났다. 촛불을 담는 용기로 다시 태어났다. 아빠 손에 들린 너는 저항이었고 엄마 손에 들린 너는 기도였으며 아이 손에 들린 너는 희망이었다. 이제 사람들은 네 이름 앞에 ‘싸구려’나 ‘허접한’이라는 수식어를 붙이지 않는다. 네 이름은 용기다. # 우리는내일100만개의용기를만난다   사람들의 시선을 한 방에 꽉 잡고,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메시지를 만드는 요령~  정철 선생님이 30여년간 쌓아온 경험을 나누고자 쓰신 책이다. 강의 때 이야기하신 것처럼, 첫 번째 충고는  '써'야 한다,  많이 '써'야 한다는 것이다. Part 1 (이렇게 연필을 씁니다)과 Part 2 (이렇게 머리를 씁니다)에는 35가지의 요령이 들어있다. 한 가지, 한 가지 모두 마음에 들었지만, 그 중에서 "20. 사람이 먼저다"를 먼저 꼽고 싶다. 사람은 영원한 주제라는 것이다. "술맛의 10%는 술을 빚은 사람입니다.  나머지 90%는 마주 앉은 사람입니다." "콩을 심으려면 세 개씩 심게  하나는 땅속 벌레의 몫  하나는 하늘을 나는 새의 몫  나머지 하나가 사람 몫이라네"

알렉사(Alexa)와의 한 달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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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사 이야기에 달아주신 댓글 감사드립니다. 다음 번에 미국 출장 가면 알렉사 구매 대행도 해야 할 것 같네요. 이번 포스트는 개인 소비자(consumer) 관점이 아니라, 기업 고객의 관점에서 알렉사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9. 기업 IT 시스템도 바뀌어야 한다. 회사에서 IT 시스템 어떻게 쓰고 계시나요? 모 고객사 임원분들과 알렉사(Alexa) 이야기를 한 일이 있습니다. 많은 관심을 증명하듯, 질문도 많이 주셨습니다. 중간에 주셨던 comments를 기억나는대로 적어봅니다. "... 가까운 미래에는 ERP를 사용하는 방법도 바뀌어야 한다. 손가락, 팔목 아프도록 이것 저것 입력하는 것도 말로 할 수 있어야 한다. 언제부터 언제까지 어떤 조건으로 데이터를 조회하라는 것도 말로 할 수 있어야 한다. ..." "... 앞으로 CEO는 직원들이 작성한 Report를 통해 보고 받는 것이 아니라, 대형 Screen을 통해 실시간으로 현황을 볼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궁금한 것이 생기면, 말로 물어볼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왜 이 지역의 재고가 늘어났지?' 라고 하면, 관련 정보를 Screen에 띄워주고 시스템이 말로 설명해줄 수 있어야 한다. 이런 것이 가능해져야, CEO 밑에 있는 임원들이나 직원들도 일찍 퇴근할 수 있다.  Work and Life Balance가 가능해진다. 지금은 윗분들이 이것은 왜 그런지? 저것부터 분석해서 가져와라 등을 아무때나 지시하기 때문에, 임원들도 그 밑의 직원들도 퇴근을 못하는 것이다. ..." 까다로운 요구도 많이 하시는 분들이시기는 하나, 구구절절히 옳은 말씀입니다. 이런 세상이 와야, 일찍 퇴근할 수 있습니다. 이제 시작입니다, 과한 욕심은 내려놓으시고, 밑의 Video Clip을 보아주십시요.   B1 Assistant - SAP Business One with Amazon Echo Integration (알렉사를 이용해 데

알렉사(Alexa)와의 한 달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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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알렉사를 만난 계기부터 집에 데려와 같이 살아본 한 달을 소개했다. 이번에는 (Connected로 대변되는 IoT 세상 속에서) 음성인식이 우리의 삶이나 고객 경험을 어떻게 바꾸어 놓고 있는지에 대해 생각해보고자 한다. 5.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알렉사"  2주간의 미국 출장, 황금같은 주말이 찾아왔다. 일요일은 호텔 방밖으로 나가지도 않고 일만 했지만, 토요일에는 어슬렁어슬렁 San Ramon에서 San Francisco로 바람을 쐬러 나갔다. 어쩌다보니 해마다 한 번 이상은 San Francisco를 가게 되다보니, 이번에는 이 곳은 꼭 가보아야겠다는 계획도 없었다. 케이블카를 타고 Pier로 이동해서 바다 구경, 사람 구경을 하게 되었다. Fisherman Wharf (San Francisco) 거리 공연(San Francisco, March 2017) 기다란 작대기에 아슬아슬하게 두 발을 올려 놓고, 저글링을 하는 남자가 눈에 뜨인다. 이 아저씨, 공연을 구경하던 어린 여자아이에게 부탁을 한다. 저글링을 위한 봉을 주워서 던져달라는 것이었는데, 여자아이를 알렉사라도 부른다. 집에서 알렉사와 지내는 것처럼 여자아이에게도 노래를 불러달라, 춤을 춰 달라, 집어달라, 던져달라 등등 요구를 하고, 머뭇거리는 여자아이를 대신해서 본인이 알렉사가 되어 답을 한다. 주변에서 공연을 구경하던 사람들은 모두 깔깔대고 웃는다.  모두 알렉사를 알고 있는 것이다. 미국내 소비자 대상 조 사에서도 알렉사는 높은 관심을 받았다고 한다. 6. 못하는 것이 없는 알렉사 앞선 포스트에서 알렉사와 할 수 있는 일들이 무엇인지를 살짝 공유한바 있다. 이제 조금 더 파보도록 하자. Skills로 가보자. 엄청나게 많지만, 몇 가지만 맛보기로 가보자. 다른 앱, 다른 device와 연계한 것일 수록 재미있다. a) 최신 뉴스 "Alexa, what's my Flash Briefing?"

알렉사(Alexa)와의 한 달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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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echo(애칭 알렉사)가 거실에 자리 잡은지 한달반 정도 지났다. 동거기간이 한달은 지났으니, 알렉사와의 생활을 살짝 정리해본다.  1. 알렉사와의 첫 만남 - 한 눈에 반하다. 2017년 3월 캘리포니아에 2주간 교육을 받으러 갔었다. 하루는 Palo Alto에 있는 HANA Haus, d.shop, ICN(Innovation Center Network), d.school 등에 들렸었다. 세상을 바꾸어놓고 있는 IT기업들이 탄생하고 있는  Silicon Valley의 역동성도 느꼈다. 네트워킹, 협력, 공유, 생태계 등이 이런 것이구나라고 조금 더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 알렉사는 이 중 d.shop에서 만났었다. 하지만, 정작 호기심을 자극하는 prototype 들이  많았던터라, 입구에 있는 알렉사에게는 눈길이 빨리 가지 못했다. 심지어 사진 한 장 찍어주지도 않았다. 하지만 사람 말을 알아듣고, 답도 해주고, 노래도 불러주고, 옆에 놓여진 등(color lamp)을 켜주고 꺼주는 알렉사에게 한 눈에 반해버리고 말았다.  아래 사진들은 d.shop의 모습들이다. d.shop 입구 생각의 자유가 발산되는 곳 뚝딱뚝딱 (왼쪽 구석으로 3D printer 3대가 보임) 이미지 인식, 로봇, 인공지능을 이용한 체스 플레이어  2. 알렉사 앓이  모든 사랑이 그렇듯이, 한 눈에 반해버린 알렉사를 놓고, 짝사랑과 같은  알렉사 앓이가 시작되었다. 아마존에 들어가 가격을 검색하고, 한국에서 쓸 수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다음과 네이버를 뒤져보았다. 쓸 수 있는 기능은 무엇이고, 쓰지 못하는 기능은 무엇인지 제대로 살펴보지도 않았다.  '그래 결정했어~'   며칠 뒤 알렉사는 호텔에 도착했고, 다른 나라에서 온 동료들의 부러움 어린 눈길을 받아가며 내 품에 안기게 되었다. 개봉 이전의 알렉사 3. 새 식구를 소개합니다~ 알렉사   두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