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피책 - 당신이 쓰는 모든 글이 카피다
"사람특별시"
"세월호 시력표"
위의 카피를 만드신 정철 선생님의 특강을 들었다. 털털한 수염, 편안해 보이는 복장, 동그란 안경, 사람 좋아 보이는 인상, 순대국 한 그릇에 소주를 까면서 밤새 이야기 하는 것을 즐길 것 같은 분. 노무현, 문재인, 한명숙 등 이름만 들어도 먹먹해지는 분들과 함께 한 작업이 많으셨던 분. 돈 벌겠다고 강자를 미화하는 카피를 쓰기 보다, 사회적 사건들에 관심을 더 갖는 분. 이런 선생님의 모습이 무엇보다 감동이다.
종이컵에게
너는 물이나 커피를 담는 싸구려 용기였다.
환경에 부담만 주는 허접한 용기였다.
환경에 부담만 주는 허접한 용기였다.
그러나 너는 다시 태어났다.
촛불을 담는 용기로 다시 태어났다.
촛불을 담는 용기로 다시 태어났다.
아빠 손에 들린 너는 저항이었고
엄마 손에 들린 너는 기도였으며
아이 손에 들린 너는 희망이었다.
엄마 손에 들린 너는 기도였으며
아이 손에 들린 너는 희망이었다.
이제 사람들은 네 이름 앞에
‘싸구려’나 ‘허접한’이라는 수식어를 붙이지 않는다.
‘싸구려’나 ‘허접한’이라는 수식어를 붙이지 않는다.
네 이름은 용기다.
#우리는내일100만개의용기를만난다 사람들의 시선을 한 방에 꽉 잡고,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메시지를 만드는 요령~ 정철 선생님이 30여년간 쌓아온 경험을 나누고자 쓰신 책이다.
강의 때 이야기하신 것처럼, 첫 번째 충고는 '써'야 한다, 많이 '써'야 한다는 것이다. Part 1 (이렇게 연필을 씁니다)과 Part 2 (이렇게 머리를 씁니다)에는 35가지의 요령이 들어있다.
한 가지, 한 가지 모두 마음에 들었지만, 그 중에서 "20. 사람이 먼저다"를 먼저 꼽고 싶다. 사람은 영원한 주제라는 것이다.
"술맛의 10%는 술을 빚은 사람입니다.
나머지 90%는 마주 앉은 사람입니다."
"콩을 심으려면 세 개씩 심게
하나는 땅속 벌레의 몫
하나는 하늘을 나는 새의 몫
나머지 하나가 사람 몫이라네"
"아이들이 햇볕을 받고 자랄 수 있게 한 뼘만 비켜 지어주세요"
"2장 로미오와 성춘향의 결혼"도 기억에 남는다. 익숙함, 편안함을 깨야 시선을 확 잡고, 기억에 남는다는 것이다.
아름다운 꿈,
아름다운 여인,
아름다운 금수강산
이런 조합은 식상하고 너무 흔해서 졸립다는 것이다.
8월의 크리스마스,
살인의 추억,
우아한 거짓말,
거북이 달린다,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친절한 금자씨에서 이영애가 "너나 잘 하세요"라고 한 말이 지금도 기억에 남는 것처럼, 고정관념을 깨는 조합은 생각도 하게 만들고, 기억에도 오래 남게 된다는 것이다.
한 가지 더 꼽는다면, "1장 카피작법 제1조 1항 - 글자로 그림을 그리세요"가 있다. 두리뭉실하게 쓰지 말고, 느낌이 확 와닿도록 쓰라는 것이다.
잘생겼다 >>> 장동건 동생일거야.
예쁘다 >>> 김태희 스무 살 때
많다 >>> 삼십육만 칠천팔백 개
꼼꼼하다 >>> 손톱 열 개 깎는데 꼬박 20분을 투자한다.
내가 일하는 분야에도 콕콕 와 닿는 충고이다. 우리 직원들 많이 쓰는 표현 중에, "실시간(Real-time)", "통합(Integration)" 이있다. 가슴에 와 닿게~
근래, 우리나라의 화두 중 하나는 "4차 산업혁명"이 있다. 넓고 넓은 개념이라 한 두마디로 정리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특정 산업, 특정 기업을 대상으로 설명하고자 한다면, 가능하지 않을까?
앞으로 만들 발표자료의 제목을 비롯해, 주요 내용을 담는 Slide 들을 만들 때에, 정철 선생님이 알려주신 '카피라이팅'을 적용해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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