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야 숫자

여유롭게 책을 읽고 있는데, 책 속의 한 줄이 나의 기억을 쿵쿵 두들겨 깨워놓았다. 

수를 돌멩이들의 집단으로 보는 것은 기묘해 보일지 모르지만, 이 방법은 수학 자체만큼이나 그 역사가 오래되었다. '계산하다'라는 뜻의 영어 단어  calculate에도 바로 그러한 역사가 반영되어 있다. 이 단어는 라틴어 calculus에서 유래했는데, calculus는 수를 세는 데 사용되던 조약돌을 가리킨다. 

"수를 돌멩이들의 집단으로 본다"라니, 순간 멕시코 칸쿤에 놀러가서, 툴룸으로 가는 길에 마야의 후손이라 주장하는 가이드가 잠시 설명해준 마야의 숫자 표기 방법이 머리속에 떠올랐다. 놀러가는 버스안에서도 와... 하는 감탄을 속으로 했는데, 노는데 정신이 팔려서 인터넷 찾아보기를 안했었다.

구글에서 Keywords를 Maya Number로 넣고, Image만 찾아봐도 마야 숫자의 신비를 느낄 수 있다. 숫자를 표현하는데, 들어간 부호는 조개껍질(0), 점(1), 막대기(5) 이렇게 딱 세개 뿐이다. 0이라는 숫자를 가진 것도 당연 충격이다. 
  
마야 숫자 (출처: Wikipedia)

그리고, 우리는 자릿수를 표현하는 방법으로, 1, 10, 100, 1000, 10000 이렇게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하나씩 올라갈 때마다 수의 단위가 커지는데 반해서, 마야인들은 아래에서 위로 올라갈 때마다 수의 단위가 커지는 체계를 가지고 있었다. 피라미드처럼, 신분체계이든 물리적 위치에 따른 에너지인드, 위가 아래보다 높다는 관습 내지 직관과도 딱 일치한다.


마야 숫자의 자리수 표현 (출처: http://mathmasterytutoring.files.wordpress.com/)

큰 숫자의 표현 (출처: http://www.mayacalendar.com/)


기이하게 보이기도 하지만, 0(조개껍질처럼 생긴 것)이 있기 때문에, 위에서 아래도 써도 자릿수를 틀릴위험은 없다. 

이 보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 - 에 있어서는 아라비아 숫자(돌멩이 숫자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에 불과하지만)보다 훨씬적 직관적이다. 아이들이 애써서 안배워도 금새 +, -를 정확하게 해낼 수 있다.

사칙연산 (출처: http://www.scholastic.com/)

사칙연산 중 곱하기와 나누기는 어떻게 될지 감이 잘 안 오지만, 더하기와 빼기는 진짜진짜 직관적이라 생각된다. 

마야의 수에도 짝수, 홀수, 소수, 제곱수 등 우리가 돌멩이로 수의 특징을 배울 때 사용하던 것 같은 신비한 그 무슨 체계가 숨겨져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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