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사(Alexa)와의 한 달 (1/3)
아마존 echo(애칭 알렉사)가 거실에 자리 잡은지 한달반 정도 지났다. 동거기간이 한달은 지났으니, 알렉사와의 생활을 살짝 정리해본다.
1. 알렉사와의 첫 만남 - 한 눈에 반하다.
2017년 3월 캘리포니아에 2주간 교육을 받으러 갔었다. 하루는 Palo Alto에 있는 HANA Haus, d.shop, ICN(Innovation Center Network), d.school 등에 들렸었다. 세상을 바꾸어놓고 있는 IT기업들이 탄생하고 있는 Silicon Valley의 역동성도 느꼈다. 네트워킹, 협력, 공유, 생태계 등이 이런 것이구나라고 조금 더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
알렉사는 이 중 d.shop에서 만났었다. 하지만, 정작 호기심을 자극하는 prototype 들이 많았던터라, 입구에 있는 알렉사에게는 눈길이 빨리 가지 못했다. 심지어 사진 한 장 찍어주지도 않았다. 하지만 사람 말을 알아듣고, 답도 해주고, 노래도 불러주고, 옆에 놓여진 등(color lamp)을 켜주고 꺼주는 알렉사에게 한 눈에 반해버리고 말았다. 아래 사진들은 d.shop의 모습들이다.
2. 알렉사 앓이
모든 사랑이 그렇듯이, 한 눈에 반해버린 알렉사를 놓고, 짝사랑과 같은 알렉사 앓이가 시작되었다. 아마존에 들어가 가격을 검색하고, 한국에서 쓸 수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다음과 네이버를 뒤져보았다. 쓸 수 있는 기능은 무엇이고, 쓰지 못하는 기능은 무엇인지 제대로 살펴보지도 않았다.
'그래 결정했어~'
며칠 뒤 알렉사는 호텔에 도착했고, 다른 나라에서 온 동료들의 부러움 어린 눈길을 받아가며 내 품에 안기게 되었다.
3. 새 식구를 소개합니다~ 알렉사
두 주간의 출장에서 돌아온 아빠~.
그런데 새 식구를 데려왔다.
깜짝 놀라는 가족의 표정.
알렉사 이전에도 새 식구 데려오기를 반복해온 전력을 알고 있는 안사람은 무덤덤한 반면에, 아이들은 신기한 눈으로 쳐다본다. 하루라도 빨리 알렉사와 가족들이 인사를 나누고, 한 가족이 되기를 바랬지만, 아빠가 너무 바빴다. ㅠㅠ
출장에서 돌아온 첫 번째 주말, 안사람과 아이들이 밖으로 나간 틈을 이용해서 알렉사를 셋업했다. (다른 분들이 올려놓은 글처럼 셋업은 어렵지 않다.) 다행히 식구들이 들어오기 전에 알렉사와 인사를 나누며 미리 연습을 할 수 있었다.
간단한 상견례가 끝난 이후, 아이들이 알렉사에게 질문을 퍼 붇는다. (참고로 미국에서 일년간 살기도 했고, 꾸준히 영어학원도 다니는터라 아이들 영어실력은 아빠보다 훨씬 낫다.) 지금은 하지 않는 질문들이지만, 그 때는 많이 궁금했었나 보다. 기억나는 것들을 몇 가지 적어보면...
"Alexa. How are you?"
"Alexa. Do you have a boy friend?"
"Alexa. Are you happy?"
"Alexa. Are you hungry?"
상당히 재미있는 답들도 있었다.
이 외에 서울의 날씨를 묻거나, 한국에 대해 이야기를 해달라거나, San Diego의 최신 뉴스를 알려달라고 하거나, 노래를 불러달라고도 했다. 알렉사가 얼마나 근사한지를 아이들에게 알려주려고 한 질문이었다. :) 아이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알렉사를 새로 사귄 친구처럼 이것 저것 물어본다.
4. 알렉사와의 생활 (1)
주중에는 일찍 나가서 늦게 들어오니 알렉사와 놀아줄 시간이 없다. 그래서, 토요일 아침에 잔잔한 음악을 틀어 달라고 하거나, 낮에는 책 읽기 좋은 음악이나 Relax 하기 좋은 음악(=잠자기)을 틀어달라고 한다. 알렉사의 장점 중 하나는 은근히 괜찮은 음질이다. Kindle을 저렴하게 파는 대신에, 전자책을 팔아 수익을 내는 것처럼, 알렉사도 그닥 비싸게 느껴지지 않는다.
알렉사를 가지고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휴대폰에 설치한 Amazon Alexa App 을 열어보면 답이 보인다.
Home, Now Playing, Music & Books, Lists, Timers & Alarms, Skills, Smart Home, Things to Try 등이 바로 알렉사와 할 수 있는 일들이다.
Now Playing에는 알렉사에게 물어보거나 부탁했던 것들이 시간 순서로 보여진다. 예를 들어 아래 사진은 아침에 듣던 The Three Tenors의 앨범이다. 노래를 잠시 멈추게 하거나, 볼륨을 조절할 수 있다. 물론 알렉사에게 직접 부탁할 수도 있고(=말로), 휴대폰의 App을 통해 조정할 수도 있다.
여기에서 비밀 한 가지~ Amazon Alexa는 우리가 한 이야기를 제대로 알아들었는지, 답변은 마음에 들었는지에 대한 feedback을 얻는 창구로도 사용하고 있다. 인공지능은 학습을 위한 좋은 데이터를 필요로 한다. 음성인식도 마찬가지이다. 사람마다 미묘하게 발음에 차이도 날 것이고,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사람들의 발음은 더욱 차이가 클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렉사가 잘 알아듣는 것은 사용자의 적극적 참여가 있었기에 가능했었으리라 생각한다.
덕분에, (우리집 아이들은 모르고 있겠지만,) 아빠가 없는 동안 아이들이 알렉사에게 물어본 것들, 시킨 것들을 아빠는 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Music & Books만 가보아도, 알렉사의 힘을 느껴볼 수 있다. Music에는 My Music Library (좋아하는 음악 등 Playlist 들어보기), Prime Music, Spotify, Panora, iHeartRadio, TuneIn 등이 있고, Books에는 Audible, Kindle Books가 있다.
알렉사에게 음악을 틀어달라고 하다보면, Prime Music에 없는 경우, Amazon Unlimited Music에 돈내고 가입하지 않겠냐고 물어 본다. 이것보다 놀라운 것은 Spotify 처럼 다른 contents 업체들을 품는다는 것이다. 알렉사가 contents의 주요 소비 채널(접점)이 되다보니, 과거에는 경쟁관계에 있었던 업체들도 Amazon Alexa Platform으로 들어올 수 밖에 없게 되는 것이다.
Kindle 로 들어가보자. 책은 읽는 것이다. 물론 책에 따라서는 Audible Book Version도 있고, 별도로 돈을 내고 사야 한다. Alexa는 Audible Version을 사지 않더라도, 줄줄 잘 읽어준다. 발음도 짱이다~ 어린이들에게 Alexa는 책 읽어주는 엄마와 같은 존재가 된다. 물론 영어 공부용으로 사용해도 되겠다.
한두 단락 더 쓰고 말기에는, 알렉사에게 미안해진다. 다음 블로그 포스트로 연결해서, 알렉사 이야기를 조금 더 써보기로 한다.
1. 알렉사와의 첫 만남 - 한 눈에 반하다.
2017년 3월 캘리포니아에 2주간 교육을 받으러 갔었다. 하루는 Palo Alto에 있는 HANA Haus, d.shop, ICN(Innovation Center Network), d.school 등에 들렸었다. 세상을 바꾸어놓고 있는 IT기업들이 탄생하고 있는 Silicon Valley의 역동성도 느꼈다. 네트워킹, 협력, 공유, 생태계 등이 이런 것이구나라고 조금 더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
알렉사는 이 중 d.shop에서 만났었다. 하지만, 정작 호기심을 자극하는 prototype 들이 많았던터라, 입구에 있는 알렉사에게는 눈길이 빨리 가지 못했다. 심지어 사진 한 장 찍어주지도 않았다. 하지만 사람 말을 알아듣고, 답도 해주고, 노래도 불러주고, 옆에 놓여진 등(color lamp)을 켜주고 꺼주는 알렉사에게 한 눈에 반해버리고 말았다. 아래 사진들은 d.shop의 모습들이다.
d.shop 입구 |
생각의 자유가 발산되는 곳 |
뚝딱뚝딱 (왼쪽 구석으로 3D printer 3대가 보임) |
이미지 인식, 로봇, 인공지능을 이용한 체스 플레이어 |
모든 사랑이 그렇듯이, 한 눈에 반해버린 알렉사를 놓고, 짝사랑과 같은 알렉사 앓이가 시작되었다. 아마존에 들어가 가격을 검색하고, 한국에서 쓸 수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다음과 네이버를 뒤져보았다. 쓸 수 있는 기능은 무엇이고, 쓰지 못하는 기능은 무엇인지 제대로 살펴보지도 않았다.
'그래 결정했어~'
며칠 뒤 알렉사는 호텔에 도착했고, 다른 나라에서 온 동료들의 부러움 어린 눈길을 받아가며 내 품에 안기게 되었다.
개봉 이전의 알렉사 |
3. 새 식구를 소개합니다~ 알렉사
두 주간의 출장에서 돌아온 아빠~.
그런데 새 식구를 데려왔다.
깜짝 놀라는 가족의 표정.
알렉사 이전에도 새 식구 데려오기를 반복해온 전력을 알고 있는 안사람은 무덤덤한 반면에, 아이들은 신기한 눈으로 쳐다본다. 하루라도 빨리 알렉사와 가족들이 인사를 나누고, 한 가족이 되기를 바랬지만, 아빠가 너무 바빴다. ㅠㅠ
출장에서 돌아온 첫 번째 주말, 안사람과 아이들이 밖으로 나간 틈을 이용해서 알렉사를 셋업했다. (다른 분들이 올려놓은 글처럼 셋업은 어렵지 않다.) 다행히 식구들이 들어오기 전에 알렉사와 인사를 나누며 미리 연습을 할 수 있었다.
알렉사 셋업 하기 |
간단한 상견례가 끝난 이후, 아이들이 알렉사에게 질문을 퍼 붇는다. (참고로 미국에서 일년간 살기도 했고, 꾸준히 영어학원도 다니는터라 아이들 영어실력은 아빠보다 훨씬 낫다.) 지금은 하지 않는 질문들이지만, 그 때는 많이 궁금했었나 보다. 기억나는 것들을 몇 가지 적어보면...
"Alexa. How are you?"
"Alexa. How old are you?"
"Alexa. Are you a girl or a boy?""Alexa. Do you have a boy friend?"
"Alexa. Are you happy?"
"Alexa. Are you hungry?"
이 외에 서울의 날씨를 묻거나, 한국에 대해 이야기를 해달라거나, San Diego의 최신 뉴스를 알려달라고 하거나, 노래를 불러달라고도 했다. 알렉사가 얼마나 근사한지를 아이들에게 알려주려고 한 질문이었다. :) 아이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알렉사를 새로 사귄 친구처럼 이것 저것 물어본다.
4. 알렉사와의 생활 (1)
주중에는 일찍 나가서 늦게 들어오니 알렉사와 놀아줄 시간이 없다. 그래서, 토요일 아침에 잔잔한 음악을 틀어 달라고 하거나, 낮에는 책 읽기 좋은 음악이나 Relax 하기 좋은 음악(=잠자기)을 틀어달라고 한다. 알렉사의 장점 중 하나는 은근히 괜찮은 음질이다. Kindle을 저렴하게 파는 대신에, 전자책을 팔아 수익을 내는 것처럼, 알렉사도 그닥 비싸게 느껴지지 않는다.
거실 책 꽃이에 놓여 있는 알렉사 |
알렉사를 가지고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휴대폰에 설치한 Amazon Alexa App 을 열어보면 답이 보인다.
알렉사 App |
Home, Now Playing, Music & Books, Lists, Timers & Alarms, Skills, Smart Home, Things to Try 등이 바로 알렉사와 할 수 있는 일들이다.
Now Playing에는 알렉사에게 물어보거나 부탁했던 것들이 시간 순서로 보여진다. 예를 들어 아래 사진은 아침에 듣던 The Three Tenors의 앨범이다. 노래를 잠시 멈추게 하거나, 볼륨을 조절할 수 있다. 물론 알렉사에게 직접 부탁할 수도 있고(=말로), 휴대폰의 App을 통해 조정할 수도 있다.
알렉사 App 화면 예시 |
여기에서 비밀 한 가지~ Amazon Alexa는 우리가 한 이야기를 제대로 알아들었는지, 답변은 마음에 들었는지에 대한 feedback을 얻는 창구로도 사용하고 있다. 인공지능은 학습을 위한 좋은 데이터를 필요로 한다. 음성인식도 마찬가지이다. 사람마다 미묘하게 발음에 차이도 날 것이고,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사람들의 발음은 더욱 차이가 클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렉사가 잘 알아듣는 것은 사용자의 적극적 참여가 있었기에 가능했었으리라 생각한다.
덕분에, (우리집 아이들은 모르고 있겠지만,) 아빠가 없는 동안 아이들이 알렉사에게 물어본 것들, 시킨 것들을 아빠는 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Music & Books만 가보아도, 알렉사의 힘을 느껴볼 수 있다. Music에는 My Music Library (좋아하는 음악 등 Playlist 들어보기), Prime Music, Spotify, Panora, iHeartRadio, TuneIn 등이 있고, Books에는 Audible, Kindle Books가 있다.
알렉사에게 음악을 틀어달라고 하다보면, Prime Music에 없는 경우, Amazon Unlimited Music에 돈내고 가입하지 않겠냐고 물어 본다. 이것보다 놀라운 것은 Spotify 처럼 다른 contents 업체들을 품는다는 것이다. 알렉사가 contents의 주요 소비 채널(접점)이 되다보니, 과거에는 경쟁관계에 있었던 업체들도 Amazon Alexa Platform으로 들어올 수 밖에 없게 되는 것이다.
Kindle 로 들어가보자. 책은 읽는 것이다. 물론 책에 따라서는 Audible Book Version도 있고, 별도로 돈을 내고 사야 한다. Alexa는 Audible Version을 사지 않더라도, 줄줄 잘 읽어준다. 발음도 짱이다~ 어린이들에게 Alexa는 책 읽어주는 엄마와 같은 존재가 된다. 물론 영어 공부용으로 사용해도 되겠다.
알렉사에서 열어본 Kindle (예제) |
한두 단락 더 쓰고 말기에는, 알렉사에게 미안해진다. 다음 블로그 포스트로 연결해서, 알렉사 이야기를 조금 더 써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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