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못할 데쓰 밸리(Death Valley) - 3/3 악마의 골프코스(Devil's Golf Course), Golden Canyon
눈으로 보면 어떤 의미인지 이해가 됩니다. 어떤 의미로 Devil's Golf Course라고 이름을 붙였는지는 모르겠으나, 1) 거인처럼 키가 큰 악마들의 골프 코스, 2) 이게 아니면 여기서 공 쳐봐라~ 개고생이다, 뭐 이렇게 둘 중의 하나이겠지요.
| Devil's Golf Course in Death Valley |
파노라마 모드로 본 악마의 골프 코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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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vil's Golf Course in Death Valley |
여기가 재미있는 것은, 도로에서 비포장길로 한참을 들어오면, 동그란 공간에 주차도 하고 주변 사진도 찍을 수 있게 해 놓았는데요, 마치 골프장에서 그린을 연상시킵니다. 사방이 모두 이런 거친 잔디(?)의 모습을 하고 있으니, 골프 코스스럽기도 합니다. 약간의 노이즈는 들어가 있지만, 반바퀴만 카메라를 돌려보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들렸던 곳은 Golden Canyon 입니다. 왕복 2.5km 정도로 가벼운 산책을 할 수 있는 곳인데요, 진흙이 굳어져서인지 햇볕을 받으면 금빛이 나서 Golden Canyon 이라고 이름을 붙인 것 같네요. 산책로를 따라 끝까지 가면, Red Cathedral이라는 곳이 나옵니다.
| Golden Canyon Trail #1 in Death Valley |
| Golden Canyon Trail #2 in Death Valle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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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d Cathedral @ Golden Canyon Trail in Death Valley |
어마어마한 힘과 자연의 역사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밑의 사진을 보아 주세요~
| 퇴적암 @Gold Canyon in Death Valley |
바닷가였든 강가였든간에 한겹 한겹 이렇게 흙이 쌓이려면, 엄청난 시간이 걸렸을겁니다. 이 지역에서 볼 수 있는 모든 것들이 다들 이런 모양입니다. 그리고 45도에 가까운 각도를 이루고 있습니다. 위의 사진(Golden Canyon Trail #1 in Death Valley)을 보시면, 그 각도를 느낄 수 있습니다. 이 엄청난 두께와 양의 흙 내지 지반을 45각도로 눕도록 만드려면 얼마나 힘이 필요할지를 상상해보니, 놀랍기만 합니다. 반대로 이렇게 자연은 무서울 수도 있다는 것이겠지요?
Death Valley를 돌아보면서 느낀 생각
밤하늘에 많은 별을 보면서, 아름답다는 생각으로 끝날 수도 있겠지만, 별 자체에 대해 호기심을 갖고, 저 별까지 가보겠다는 생각을 하는 어린이들도 나올겁니다. 산길을 오르며 그저 운동을 할 수도 있지만, 층층이 쌓인 흙을 보면서 오랜 지구의 역사와 자연환경의 변화를 궁금해할 수도 있고, 멀쩡한 내륙에서 보이는 소금기를 보면서 그 이유를 궁금해할 수도 있습니다. 빌딩과 아파트에서 밤새 뿜어져나오는 빛과 오염된 하늘 아래에서 별을 보지 못하고 자라나는 아이들, 손바닥만한 학교 운동장을 제외하면 흙이라는 것을 제대로 만져보지도 못하는 아이들, 이런 아이들에게 별에 대한 호기심, 지구의 역사에 대한 호기심을 기대하는 것은 너무나 이기적인 생각일겁니다.
길다, 넓다, 높다라는 추상적인 표현 하나에도, 우리 아이들이 생각하는 정도와 미국, 중국의 아이들이 생각하는 정도에도 알게 모르게 큰 차이가 녹아 있을겁니다.
디지털기술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Death Valley를 비롯해 몇 군데의 미국 국립공원에 가보니 휴대폰도 인터넷도 안터지는 지역이 많네요. (저녁에 Golden Canyon에서 나와 숙소가 있는 RidgeCrest로 향하는데, 앞도 잘 안보이는 길을 몇 시간 달려 갔더니 Road Closed 라는 간판이 보이네요. 욕나오는 것은 당연하고, 기름이 얼마나 남았는지, 또 길을 돌아돌아 가야할텐데 어떻게 가나라는 생각을 하다보니, 겁도 났습니다. 결국 4시간 거리를 3시간만에 주파해서 숙소에 도착하기는 했는데, 생각하면 아찔했네요. 도움을 청할래야 한 밤 중에 지나가는 자동차도 없고....) 디지털의 가져온 효용만큼이나 디지털에 대한 맹신적 의존이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지에 대해 Second Machine Age의 에스키모 사례 등을 읽으며 간접적으로 알수도 있었지만, 몸으로 겪게 될줄은 몰랐습니다.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공존할 수 밖에 없는 이런 환경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제품을 만들어도, 두 가지가 공존하는 상황을 가정할겁니다.
활량한 자연도 아름답고, 또 많이 위험하다는 것은 몸으로 느꼈지만, 이렇게 여러가지 생각을 해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그래서 잊지 못할 데쓰 밸리(Death Valley)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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