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기] 돈의 흐름에 올라타라
“돈의 흐름에 올라타라”, 제목은 웬지 좀 원색적이고, 낚시를 하는 것 아닌가라는 느낌이 들지만, 유명한 경제학자이신 홍춘욱 박사님이 쓰신 책이다. 홍춘욱 박사님은 여타 경제학자(?)들과는 달리, 오랜 투자경험을 바탕으로, 소신(!)을 갖고, 또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야기를 주시는터라 믿음이 가는 분이다.
이 책은 한 번 읽기 시작하면 순식간에 끝까지 읽을 수 있는데, 개인적으로 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인사이트는 크게 2가지로 나눠볼 수 있었다. 첫 번째는 한국 주식시장의 고유한(?) 문제이고, 두 번째는 덜 잃으면서 시장 평균수익률을 앞서가기 위해 어떻게 포트폴리오를 짤 것인가라고 할 수 있다.
한국 주식시장의 문제는 무엇일까?
책을 통해서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지만, 홍 박사님의 YouTube 강의(홍춘욱의 경제특강, 한국 주식시장에서 돈벌기 어려운이유?)를 보시면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문제점을 쉽게 알 수 있다.
1981년부터 2020년에 이르는 약 40년 동안, 한국 증시의 평균 수익율은 년 7.5%이고 미국 증시의 평균 수익율은 년 8.6%라고 한다. 이 정도면, 누적 수익율로는 큰 차이가 있겠지만 한국 증시의 수익율은 꽤나 좋아 보인다. 미국 증시에서 수익을 내면, 년 250만원 이상의 매매 차익에 대해서는 22% 의 양도세를 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년간으로 구분할 때에 한국 증시에서 수익을 낼 확률은 57.5% 인데, 미국 증시는 80%라고 한다. 제자리 걸음을 한 참하거나 다른 나라는 올라갈 때에 마이너스를 기록하다가, 어쩌다 한 번 꽝 하고 올라가는 것이 한국 증시라는 것이다. 이 때에 주식을 갖고 있으면 재미를 보겠지만, 부화뇌동하여 주식을 샀다가는 소위 상투 잡기 십상이라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시장에 참여한 개인들도 단타만 추종하고, 심지어 펀드를 운영하는 기관들도 매매회전율만 열심히 올려서 거래 수수료 장사에 치중하는 것이다.
구조적으로 보면, 수출 중심의 경제를 유지하다보니 대외 경제의 변화에 예민하기도 하고, 소위 경기순환주에 주력 대기업들이 포진해 있다보니 등락이 큰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 외에도 상장기업이지만, 얼마 안되는 지분을 가지고 있는 Owner나 경영진들이 주주 알기를 X로 알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주식시장이 활황으로만 올라가면 이때를 노리고 증자와 IPO가 물밀듯이 쏟아지고, 물적분할을 해서 상장을 해서 주주 물먹이기를 하고, (한국의 상속세가 쎄기는 하지만) Owner들이 상속을 위해서 주가 오르는 것을 마땅치 않게 생각하고, 배당이 적다보니 배당 수익율을 기대하는 장기투자는 적기도 할 뿐만 아니라 겁도 없이 공매도를 치는 세력들의 밥이 되고… 등등
홍 박사님도 쓴 웃음과 함께 한국 주식 시장이 얼마나 난이도가 높은 시장인지를 설명하시는데, 한 마디로 기가 찬다. 홍 박사님의 조언은, 한국 시장은 곡소리가 나오고, 피바다가 될 때에 들어가야 그나마 성공하지 그렇지 않으면 들어가지 말라고 하신다.
나도 사회생활을 시작한 직후부터 주식 거래에 관심을 가졌었고, 운이 좋아 조금 따기도 했지만 몇 차례 피를 보고 나서는 더 이상 한국 주식은 안하기로 했고, 지금도 안한다. 퇴직연금도 한국 주식에 넣는 것은 아예 생각도 안하고, 그냥 정기예금으로 간다. 대신에 미국 시장과 유럽 시장에 관심을 갖고, 해외 시장 투자(소위 서학개미)를 하고 있다. 역시나, 책을 읽으면서 드는 생각은 한국 주식은 쳐다보지 말자는 것이다.
포토폴리오는 어떻게 가져가야 하는가?
이 책의 중반부부터는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짜는 가에 따라서 리스크와 수익율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설명해주고 있다. 누구나 리스크는 줄이고, 수익율은 높이고 싶겠지만, 어느정도의 트레이드 오프는 불가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포트폴리오를 짜는지에 따라서 감내할 수 있는 수준에 리스크를 유지하면서 수익률을 만들수 있는지를 백테스트 결과와 함께 설명해주고 있다. (국내 주식 시장에는 관심이 별로 없는터라, 국내 주식이나 EFT를 중심에 둔 하나하나의 포트폴리오 전략은 눈으로 쓰윽 읽고 그냥 넘어 갔다.)
개미도 개미나름이라고,
선물, 옵션을 잘 섞어가면서 리스크를 헷지하면서 투자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과거 쓰라린 경험 때문에 옵션이나 ELW 는 쳐다보지도 않는다. 전업 투자자도 아니고 그 만큼 시간 들여서 공부하고 초단타 칠 수 있지도 않기 때문에, 시간이 약이려니라는 마음으로 시장이 중장기적으로는 상승할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한 방향으로 투자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산다. 이 책에서도 풋옵션 사라는 이야기는 하지 않으신다. ㅎㅎ 다만, 포트폴리오를 짜는 기본적인 원칙을 강조하고 계시는데, 아 이거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까지는 업종별 배분을 달리한다거나, 소위 성장주와 가치주를 섞는 정도만을 생각했는데, 잘 짜는 포트폴리오라는 무엇인지를 분명하게 알게 해준다.
중장기적으로는 모두 우상향할 것으로 보이는 것들을 섞되, 하나가 오르면 다른 하나는 내릴 수도 있는 것들의 적절한 조합을 만드는 것. 이렇게 하려면, 국내 주식 ETF를 한다 하더라도, 미국의 S&P나 신흥국 MSCI, 국내 채권, 미국 채권, 리츠, 금, 인프라 등을 섞어야 한다는 것이다. 섞는 비중은 결국 투자 성향에 따른 것인데, 역시나 교훈은 한국 시장에 몰빵해서는 안된다는 것이고, 미국 주식을 하더라도 리스크 헷지를 한다면 채권이나 리츠, 금 상품 등을 섞어야 한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지금은 QQQ, S&P 등 미국 ETF도 담고 있지만, 개별종목도 친환경쪽에 많은 쏠림을 두고 있는데, 2021년말부터 시작된 시장 변동성이 어느 정도 잦아들고 어느 정도 상승을 탄 후에는 채권 등 보완적 상품을 담도록 해야 겠다.
멋진 정보와 함께 강의를 해주시는 홍춘욱 박사님께 감사드린다.
미국 시장이 열리는 시간을 기다리며, 2022년 3월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