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기] 블루오션 시프트(Blue Ocean Shift)

10여년 전김위찬 교수님의 블루오션을 읽었을 때 감동을 잊을 수 없다. 너 죽고, 나 살자는 식의 핏빛 경쟁 속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가 아니라, 지금까지 바라보지 못한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간다는 접근 방법도 신선했지만, 정작 내 마음을 사로잡았던 것은 전략 캔버스(Strategy Canvas) 였다. 많은 사람들이, 그것도 일상적으로,  '전략' 또는 '전략적'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아가는데 정작 그 전략이라는 것을 공감하기에는 신통치 않은 경우도 많았지만,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전략 캔버스는 한 페이지의 그림을 통해 내가 추구하는 '전략'과 기존의 '전략' 또는 다른 이들의 '전략'간의 차이를 아주 쉽게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었다. 숫자의 홍수에 빠지지 않도록 analytics에서 활용하는 시각화와는 완전히 다른 시각화(visualization)에서 전율을 느꼈었다.

같은 문제를 풀어내는 해법이라 하더라도, 어떤 것은 전율이 일만큼 단순하고 아름다운 반면에 어떤 것은 복잡하고 지저분하다. 수학의 세계도 그러하지만, 사회 생활도 그렇고, 경영도 그러한 것 같다. 핵심이 아닌 것들은 일단 과감하게 생략하고, 핵심과 본질에 접근하면 단순한 해법이 나올 수 있지만, 세세하게 작은 것 하나하나를 다 챙기려고 하다보면 해법도 복잡해질 수 밖에 없다. 이런 접근 방법의 차이는 많은 경험과 오랜 고민이 바탕이 된 통찰력에 있다고 생각한다. 무릇 진정한 전문가라고 하면, 어려운 이야기도 쉽고 단순하게 설명할 수 있어야지, 단순한 것을 복잡하게 설명하거나,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왔다리 갔다리 하는 줏대 없음과 장황해서는 안될 것이다. 이런 면에서, 김위찬 교수님과 블루오션에 대한 컨셉은 미국인과 유럽인들로 그득한 경영학의 구루들 사이에서 더욱 빛이 난다고 하겠다.

반갑게도 블루오션이 돌아왔다. 10여년 전에 읽었던 블루오션을 떠올려보면, 레드오션을 빠져나와 블루오션을 향해 가자는 방향제시, 블루오션의 사례들, 그리고 블루오션을 찾고 실행하기 위한 기법으로서 전략캔버스, ERRC(Eliminate, Reduce, Raise, Create)가 생각난다. 10년 만에 돌아온 블루오션 시프트는 전작과 비교한다면, 많은 적용을 통해 방법론으서의 체계가 정립되었고, 이제는 누구나 적용해서 써 보라고 자신있게 공개해주셨다는 느낌이다.


(출처: 교보문고)


우리나라 정부, 기업은 물론이고 개인들도 미래의 방향을 놓고 갈팡질팡하고 있다. 2017년은 다들 4차 산업혁명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지만, 수박 겉핧기 식으로 변화와 혁신의 필요성, 중요성 정도만을 이야기하거나, 인공지능이나 로봇을 통한 자동화처럼 특정 기술에만 촛점을 맞추다보니 정작 방향은 잡지 못한채 1-2년을 다시 보낸 느낌이다. 그리고 변화의 방향은 스스로 찾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동종업계의 다른 경쟁 기업들은 어떻게 하는지만 궁금해한다거나 누군가 입에 음식을 넣어주기만을 기다리는 듯이 고민이 많이 부족했다고 생각한다. 이 책에도 하나하나의 기업, 개인을 위한 답은 없다,  하지만, 그 답을 찾아갈 수 있는 과정이 잘 설명되어 있는만큼 우리의 현실을 타개할 수 있는 한 줄기 빛과 같다고 하겠다.

이렇게까지 다 공개해도 될까 싶을만큼, 블루오션을 찾아가는 과정을 상세하면서도 간단, 명료하게 설명해주셨고, website를 통해 template도 공유해주시고, 온라인 교육과 실습/적용을 도와주는 App도 나와 있다. (App은 1개월의 free-trial version도 나와 있다는데, 조만간 써 보고나서 온라인 교육과정이 포함된 subscription도 한 번 해볼 생각이다.)

Blue Ocean Strategy (https://www.blueoceanstrategy.com/) : 내용 소개, Case Studies, ...
Blue Ocean Strategy Templates (https://www.blueoceanstrategy.com/ExerciseTemplates/)

한 단계, 한 단계의 과정이 흥미롭게 설명되어 있고, 생각의 정리와 표현을 위한 template들이 예제와 같이 나와 있기 때문에 이해하기 좋다. 밑의 내용은 p.130 에 나와 있는 블루오션 시프트 추진 과정의 개요이다. 책을 한 번 읽고 나면, 과정의 개요를 보면서 전체 흐름을 이해할 수 있다. 대신 책을 완독하지 않고, 개요만 보아서는 이해하기 힘들다. :)  파란색으로 쓰여진 것은 해당 과정에서 사용할 수 있는 분석도구(tool)이다.

1단계: 시작한다.
- 블루오션 추진과제를 시작하기에 적합한 곳을 선정한다: 개척자-이주자-안주자(PMS Map)
- 블루오션 추잔과제를 위한 적절한 팀을 구성한다.

2단계: 지금 당신이 어디에 있는지를 이해한다.
- 조직 전체의 현재 상황을 보여주는 하나의 단순한 그림을 그린다: 전략캔버스
- 블루오션 시프트의 필요성을 보고 이에 기꺼이 동의한다.

3단계: 어디에 도달할 수 있는지를 상상해본다.
- 산업이 구매자에게 부과하는 문제점을 발견한다: 구매자 효용성 지도 
- 가능한 전체 수요 전망을 확인하다: 비고객의 세 계층

4단계: 그곳에 도달하는 방법을 찾는다.
- 시장의 경계를 재구성하기 위한 체계적인 경로를 적용한다: 여섯가지 경로 프레임워크
- 차별화와 저비용을 동시에 달성하는 전략 대안을 개발한다. 4가지 Action Framework 

5단계: 실행한다.
- 블루오션 품평회에서 전략적 움직임을 선택하고, 시장성 테스트를 신속하게 실시하며, 정교하게 이러한 행동을 진행한다.
- 구매자와 당신 모두에게 승리를 가져다주는 큰 그림의 사업모델을 공식화해 블로우션적인 전략적 움직임을 완성한다.
- 행동을 시작한다.


블루오션 시프트를 위한 전체 과정과 각 단계의 분석을 살펴보다보면, 디자인씽킹(Design Thinking)과 어떻게 접목해볼 수 없을까? 라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해결해야 하는 문제에 따라서는 디자인씽킹에서 사용하고 있는 도구들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는데, 좋은 짝꿍이 될 것 같다. 예를 들어 구매자 효용성 지도는, Customer Journey Map을 보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울러 Digital Technology를 어떤 부분에 적용할 수 있을까를 생각해볼 때에도 도움이 되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고객을 중심으로 Stakeholder를 생각하는데 익숙해져 있기는 하지만, 고객의 고객으로 사고를 확장하는 것 외에, 블루오션(미개척지)을 찾기 위해 비고객을 생각해가는 과정도 새로운 생각의 틀을 만들어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창의적인 Idea를 만들어내기 위해, 제약을 없애거나 제약을 넣거나 하는 방법들도 디자인씽킹(Design Thinking)에서 사용되고는 하는데, 여섯가지 경로 프레임워크는 짜 맞춘 듯한 Guided Design Thinking과 지나치게 풀어놓은 듯한 제약 풀어주기의 중간 정도에서 여러가지 관점을 가져볼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어떤 방법을 배우게 되면, 이제는 대략 알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정작 실행을 해보면 이해의 부족을 깨닫게 된다. 또 실행을 해 보아야 제대로 이해도 하고, 머리 속에 오래 남게 마련이다. 그래서 마음속으로 한 가지 과제를 잡아보았다.

IoT, Machine Learning, Blockchain, Big Data, Cloud 등 새로운 기술이 우리의 생활과 비즈니스를 어떻게 바꾸어놓을 수 있을지를 보여주고, 상상을 자극하게 만드는 공간과 구성, 운영 방법 등을 디자인해야 하는 내부숙제가 하나 있는데, 이 설계 과정에 블루오션 시프트의 방법과 Design Thinking을 같이 결합해서 해보아야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미 말로는 꺼내 놓았고, 잊기 전에 또 더 바빠지기 전에 빨리 한 번 해 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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