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견만리 - 윤리, 기술, 중국, 교육 편

살 때에 같이 사고 몰아사는 습관이 있는터라, 2권 정도에 해당하는 이 책도 냉큼 클릭했었다.


1권에 해당하는 책에 이어, 일관되게 하고 싶은 이야기는 프레임(frame)이다~ 손가락도 아프고, 많이 떠들지는 않으련다.

첫번째 편 - 윤리 

사람은 본래 경제적 이익을 추구하는 소위 합리적 소비를 해 온다고 믿어 왔는데, 그렇지 않다. 심지어 비싼 돈을 내고 자기보다 어려운 이를 직간접적으로 돕겠다고 하고, 환경을 보호하겠다고 한다. 소위 착한 소비, 개념 소비, 가치 소비를 하는 것이 신기해보이는 것이다. 자본주의의 합리성을 설파해온 인간들의 눈에는 이상하게 보일지 모르겠지만, 사람은 원래 혼자만의 이익을 추구해온 일이 없다. 오히려 돕고 살아 왔지.... 서로 돕고 사는 네트워크를 끊고, 혼자만의 세상에 빠지도록 만들어온 것이야말로 착한 소비가 신기해보이기만 하는 사람들일 것이다.

소위 착한 소비는 기부보다 훨씬 쉽다. 기부를 해도 그 돈이 제대로 잘 쓰일지 그 믿음이 떨어지고 있는 판인데, 착한 소비는 눈 앞에 물질적 대상이 보이기 때문에 마음이 놓이는 효과도 있고, 눈에 드러나기 때문에 주위 동료와 친구들을 끌어들이는 효과도 있다.

스위스 국민가방이라는 프라이탁을 검색해본다. 국내에서는 명품취급을 받는지 Hmall에서 주로 팔고, 메신저 백 기준으로 30만원을 훌쩍 넘는다. 프라이탁 웹사이트를 직접 가보니 (https://www.freitag.ch/en) 보다 다양한 제품이 저렴한 가격으로 전시되어 있다. 이건 환경사랑이라고 치고, 서스펜디드 커피와 같이 불특정의 이웃을 생각하는 소비도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미리내(https://story.kakao.com/ch/mirinaeso/)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착한 소비가 신기한가? 착한 소비, 가치 소비는 신기하게 생각할 대상이 아니다. 주위 이웃을 아끼는 마음이고, 생각을 작은 행동으로 옮겨본 것일 뿐이다. 쌓이고 쌓이면, 사회를 흔들수 있는 여론이 되기도 하고, 사회를 바꾸는 토대가 될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그냥 착한 것이다.

첫번째 편 - 윤리 다시 

김영란법을 하이라이트한 것은 백번 잘 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김영란법은 잘 보아달라고 조아리고, 접대하고, 선물과 돈 주어가면서 살지 말고, 있는 그대로의 실력대로 바르게 착하게 살자는 이야기이다, 누군가 권력과 돈으로 순서를 바꾸어 놓는다면, 그 누군가는 바뀐 순서에 의해 피해를 보고 절망하게 될 것이다. 이런 접대와 뇌물에 대한 일반 국민의 반감은 그 도를 넘어선지 오래다. 공무원, 교사/교수, 기자에 대한 수 많은 농담이 떠 도는 것도 이를 정확하게 반증하는 것이며, 이 외에 민간에서도 갑을 관계에 있는 곳곳에서 부정청탁이 넘쳐왔다.

최근의 세월호 사건을 비롯해, 전국을 울분에 빠뜨리는 수 많은 사건 뒤에는 여지 없이 불법 청탁과 함께 마피아에 버금가는 검은 네트워크들이 있어 왔다. 다들 죽일 놈이라고 욕을 하고, 처벌을 한다. 처벌시점쯤 가면 또 다른 사건에 묻혀서인지, 솜방이로 끝나기도 하고 깃털만 건드리다 끝나기도 하고 아예 잊혀지기도 한다.  그렇게 많은 사건을 겪고도 비슷한 사건이 계속 재발되는 것을 보면 학습능력을 결여한 사회의 모습을 보여주어 왔다.

이번 김영란법은 달랐으면 한다. 워낙 오랫동안 썪어왔던 문제이기 때문에, 한 번에 바꾸어보려고 하니 쉽지 않을 것이다. 불편함도 느껴질 것이고, 하지만 이번 기회에 꼭 바로 잡았으면 한다. 어린 학생들이 거짓과 불법을 통해 부자가 되는 것이 정직하게 사는 것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나라에 무슨 희망이 있겠는가 말이다.

두번째 편 - 기술 

지금의 기술은 exponential growth 단계에 있고, 요소 기술간에 서로 영향을 주고 받아가고 있어, 한 마디로 눈이 핑핑 돌 정도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워낙 빠르게 변화하니, 제대로 취재하지 않으면 과거 이야기만 하다 끝나는 것이고, 그 implication을 설명하되 지나친 낙관도 비관도 피해야 한다.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은 좋으나, 우리나라는 알파고 이후에 지나치게 배경도 내용도 모른채 인공지능에 경도되어 있는 것 아닌가 싶다. 기업체 고객들을 만나면, 인공지능이 무엇인지 Deep Learning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1분도 떠들 만큼의 지식을 가지고 있지 못하면서, 그저 인공지능을 적용할 기회를 찾고 있으니 사례를 내 놓으라고 한다. 기술의 대홍수 속에서, 이렇게 일희일비 하면서 살아간다면, 시간 보내기는 좋을지 몰라도 나의 현재 좌표와 가고자 하는 방향을 잃게 될 것이다. 기술편에서는 하나하나의 기술을 조망해보는 것에 앞서서, 우리가 기술을 대하는 태도에 대한 질문울 먼저 던져 주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플랫폼도 그렇다, 이미 시중에는 플랫폼에 대한 좋은 책들이 나와 있고, 플랫폼에 대한 수 많은 담론들이 경제연구소와 학자들을 중심으로 펼쳐진바 있다. 나 혼자 잘 났다고 뛰는 기업이나 사람은 플랫폼 세상에서 살아갈 수 없다. 너나 할 것 없이 플랫폼을 외치니, 자기가 직접 플랫폼을 만들겠다고 하는 것도 의지는 가상하나 실패할 가능성이 매우매우 크다. 다른 말로 해서, 직원들과 협력업체, 고객들에게 현재 존경받고 사랑받고 있지 못한 기업이라면 플랫폼 비즈니스는 혼자만의 이야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 플랫폼은 다만 기술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기술보다는 함께 파이를 나누고 신뢰를 키울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에  가깝다.

4차 산업혁명 등에 대한 이야기는 입이 아파서라도 잠시 건너뛰고 가고 싶다. 누군가는 4차 산업혁명을 공장자동화의 관점에서 이야기하고, 누군가는 독일에서 만들어진 용어이니 독일에서 이야기하는 것만이 진리라고도 한다. 역사적으로 1차 산업혁명, 2차 산업혁명 등은 그 시점이 훨씬 지난 이후에 역사가들이 그 의미를 부여하고 해석을 해 준 것이다. 지금 이야기하는 4차 산업혁명은 기껏해야 진행과정에 있다, 어쩌면 진행과정이 아닐지도 모른다. 지금의 상황이 이러할진데 딱딱한 사고로 이것은 맞고, 이것은 틀리다는 접근 방법은 더욱 아닐 것이다. 오히려 digital transformation, digitization이 현재의 4차 산업혁명을 더 잘 표현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세번째 편 - 중국


오래 전부터 중국이라고 하면, 거대한 소비시장, 전세계의 에너지와 천연자원을 빨아들이는 블랙홀, 저임금의 노동력이 끊임없이 넘쳐나는 생산기지,  미국보다 훨씬 자본주의화되어 있는 나라라는 인식이 있었다. 핵무기를 개발하고, 우주로 셔틀을 쏘아 내보내는 기술력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중국이라고 하면 짝퉁 이미지를 떨쳐낼 수 없었다.

여전히 우리 주변의 값싼 소비재들 중 다수는 Made in China를 달고 있지만, 우리가 몇 년 동안 느껴온 중국은 과거의 중국이 아니다. Design은 Apple이나 테슬라에 버금가고, Quality는 일본업체들에 이르고, Price는 과거의 중국제품을 넘어섰으나 가성비(Price Performance)를 보면 마음에 혹하는 제품들이 대륙의 실수라는 이름으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이러한 대륙의 실수를 이끈 것이 중국의 창업 1세대라고 한다면, 지금 중국은 창업열풍에 빠져 있다는 것이다. 정부가 경제부양을 위한 인위적으로 밀어서도 아니고, 마땅한 일자리가 없어 창업밖에는 할 일이 없다는 것도 아니고, 자발적 선택이다. 창업을 밀어주는 성공한 창업세대가 있고, 창업을 격려하고 독려하는 사회적 문화가 있으며, 창업을 위한 인프라가 잘 구비되어 있다는 것에 요즘은 다들 깜짝 놀라고 있다. 다른 것이 아니라, 바로 이런 변화가 무서운 것이다. 이대로 두면 앞으로는 중국에 엎드려야 먹고 살 판이다.


네번째 편 - 교육


정치와 교육은 우리나라 성인 누구도 지식도 많고, 자기 생각도 강한 영역이다. 쓸데 없는 사교육에 돈 낭비하는 것 그만했으면 하고, 주입식 공교육도 이제 그만했으면 한다. 어렸을 때부터 직업체험 많이 할 수 있도록 해주고,  해외는 힘들지 몰라도 국내 여행이라도 많이 하면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우리나라는 어떤 자원을 가지고 있는지 등을 많이 느끼고, 알 수 있도록 해주면 좋겠다. (인공지능이 나와서 실시간 통역해준다고 하지만) 영어, 중국어, 스페인어 등 여러나라 언어도 가르쳤으면 하는 마음이다. 그리고 나는 커서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에 대해 싫더라도 1년에 한 번씩 반복해서 꿈을 발표하는 자리를 만들었으면 한다. 초등학교 끝나고 나면, 인생의 목표가 대입과 취업으로 바뀌니 말이다. 선진국의 좋은 교육제도도 좋지만, 우리에게 맞는 교육제도를 만들었어야 했는데 많은 늦었다. 


명견만리 - 당장 한 사람의 1년 후 모습을 예상하기도 쉽지 않은 세상이다. 한 명이 감당할 수 없는 변화가 몰려 오고 있고,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사회적 지혜와 협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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