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기업을 위한 IoT 기반의 Digital Transformation (2/2)
(2015년 말에 IoT 관련 국제 Confernence에서 발표한 이후에, 모 월간지에서 연락이 와서 발표내용을 일부 추려서 2016년 2월호에 실렸던 내용입니다. 늘 하던 이야기를 정리한 것인데, 앞으로는 내용의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앞의 글에 이어서)
(앞의 글에 이어서)
n 제조업의 Digital
Transformation 사례
앞서 설명한 제조업의 Digital Transformation의
유형과 방향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하여 몇 가지 해외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Digital
Transformation이 첨단 산업, 대기업의 전유물이 아니라, 전통산업, 중소기업에서도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리기 위해 많은 사례
중에서 본고의 목적에 부합하는 소수의 사례를 선택했음을 밝혀둔다.
1)
STILL
STILL은 물류장비와 시스템을 전문으로 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인
KION Group에 속해 있는 기업이며, 전기 및 forklift를 주력 제품으로 하고 있다. 참고로 KION Group은 산업용 forklift 영역에서 일본 Toyota Industries에 이어 시장점유율 세계 2위를 차지하고
있다. STILL은 1920년에 설립된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기업이다. 기업의 오랜 역사만큼, forklift의
역사도 오래되었기 때문에 기술은 범용화되어, 제품 자체로의 차별화가 쉽지 않으며, 가격 경쟁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반면 다수의 고객에게 이미
제품을 판매하였고, 내구연수가 길기 때문에 Aftermarket에서
서비스와 부품 판매를 통한 매출 및 수익 비중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하여, STILL은 독일에 본사를 두고 있는 세계적인 S/W 기업인 SAP, 독일 최대 연구소인 프라운호퍼와 협력하여 제품과 운영 프로세스의 혁신을 단행했다. Forklift에 IT 기술을 접목하여 혁신적인 제품을 만들어냈는데, 영화 트랜스포머에서 자동차가 로봇으로 변신하는 것처럼, forklift가
용도에 맞추어 자동으로 변신할 수 있도록 했다([그림 2]). Forklift의
곳곳에는 센서와 통신모듈이 장착되어 있기 때문에, 명령을 수신 받아 무인으로 작동할 수 있으며, forklift의 운전상태와 현황을 실시간으로 전송할 수 있다. 사람이
수작업으로 운전을 할 때에는 작업지시의 확인, 처리, 완료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할 수 있는 확률도 높고, 생산성의 편차도 큰 동시에 안전사고도 우려되지만, 무인운전이 가능해짐으로써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 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forklift의 운전상태와 현황 정보를 실시간으로 취합, 분석함으로써
forklift 부품별 상태와 고장가능성을 모니티링하고 예측하여, 사전정비가
이루어지도록 함으로써 forklift의 가동율을 극대화할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제품과 단위 업무만 혁신한 것이 아니라, back-end의
자동창고, ERP 시스템, 작업자의 모바일 장비내 어플리케이션과의
통합을 통해서 원격으로 작업지시를 자동으로 내리고, 처리결과를 모니터링하고, 창고 내의 모든 업무를 함께 자동화, 효율화할 수 있었다.
[그림 2] CubeXX의 6가지 변신 |
2)
Harley Davidson
Harley Davidson은 1903년에 창업한 오랜 역사를 가진 bike 제조업체로, “We preserve and renew the
freedom to ride”라는 모토처럼 Harley Davidson의 bike는 자유(freedom)를 상징하는 심벌로 자리잡고 있다. 최근 년간 매출액 5조원, 영업이익율
20%을 기록하고 있지만, Harley Davidson은
창업 이후 수 차례의 도산위기를 맞았고, 혁신을 통해 이를 극복해왔다.
1차 세계대전 기간 중 미군 납품을 통해 사세를 크게 확장했지만, 대공황을 맞아 년간 판매량이 27,000대에서 3,700대로 급감하는 사태를 맞기도 했었다. 2차 세계대전을 통해 미군 및 연합군에 납품하면서 다시 성장했지만, 전후에는
가격, 성능, 품질 면에서 일본업체들에게 뒤쳐지면서 미국내
시장점유율이 70%에서 10%로 곤두박질치는 위기를 겪기도
했다. 미국정부의 수입관세 부과를 통해 회생의 기간을 확보하고, 제품의
고급화와 소비자의 경험을 중시하는 마케팅을 통해 시장점율을 50% 이상으로 끌어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2008년 경제위기를 맞아 고급 Bike 시장이 침체에 빠져들면서 출하량이 30% 이상 급감하는 사태를
맞게 되었다.
위기에 빠진 Harley Davidson은 공장자동화, Lean
Operation, ERP 재구축 등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Smart Factory를 구현함으로써
다시 몰아친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 York 공장의 경우, 41개
건물에 분산되어 있던 공정과 업무를 합쳐서 1개의 건물에서 생산을 마칠 수 있도록 Layout을 획기적으로 개선했으며, 9 마일에 이르는 도장라인만 하더라도 3 마일로 줄였다. 수작업 중심으로 진행되던 단순, 반복 공정에 로봇을 도입하여, 공정간의 물류에도 AGV(Automated Guided Vehicle)를 도입하여 효율화를 꾀했다.
생산직의 경우만 해도 65종의 직무가 있었으나, 이를
5종으로 단순화하였으며, 자동화 및 아웃소싱을 통해 50%의 인력을 감축했다. 생산계획도 6시간에 한 번씩 수립하도록 하였고, 생산 공정별 실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갖추어 8~10일치를 유지하던 재고도 6시간 분량으로 줄일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기존의 소품종 대량생산에서 개별 고객 맞춤형 생산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했다. 과거에는 Harley Davidson에서 표준품을 생산하며, 딜러가 고객의 요구사항을 반영하여 customization을 한
후에 인도하였으며, 지금은 고객이 인터넷을 통해 본인이 원하는 사양을 선택하여 주문할 수 있도록 하고([그림 3]), 이러한 주문 정보는 고객에게 인도될 때까지 생산 및
물류 과정에 직접 반영되고, 모니터링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었다. 즉, Bike 업계에서 맞춤생산(Mass Customization)을
구현했는데, 이를 통해 주문~인도에 이르는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는 것은 물론이고, 고객 만족도를 높일 수 있었다. 기존
제품설계, 영업, 생산, 물류에
이르는 전체 업무의 혁신적인 변화를 이끌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Harley Davidson은 전통적
제조업체의 환골탈태와 같은 사례로 주목을 받고 있으며, 미국이 제조업의 경쟁력을 다시 되찾고 있다는
사례로 널리 활용되고 있기도 하다.
3)
KAESER Kompressoren
KAESER는 독일에 본사를 두고 있는 제조업체로, 1919년에 창업하였으며, BMW, Porsche, Siemens, BASF 등의 기업에 Compressor를
납품하고 있으며, 연간 매출액은 약 5,000억원인 중소기업이다. 기업의 오랜 역사와 같이 Compressor도 기술이 성숙되어, 저가 제품과 차별화가 힘든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Compressor는
고객사 제조업체의 현장에서 운영되기 때문에, KAESER가 아닌 고객사 기술직원이 유지보수를 하다 보니, 다른 제조업체와 달리 Aftermarket의 서비스 및 부품공급을
통한 매출을 확보하기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제품의 특성상 고가용성의 유지가 차별화의 중요한 요소가
되지만, KAESER가 이를 보증하면 서비스 비용이 높게 증가하는 문제도 발생했다,
KAESER는 이런 한계를 돌파하기 위하여, 제품 판매에서 서비스 판매로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하였다. 핵심 고객과의 Co-Innovation을
통해 Air as a Service로 비즈니스 컨셉을 전환하고, 제품
판매가 아닌 사용량에 따른 과금 모델(per consumption)을 적용하였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제품의 상태와 사용량 모니터링이 필수였기 때문에, Air
Compressor에 센서와 통신모듈을 부착하고, 개별 Air
Compressor를 관리할 수 있는 KAESER Sigma Air Manager를 개발하였다. 즉, 고객사의 생산현장에서는 Air
Compressor의 운영상태와 사용량을 모니터링하고, 이 데이터를 KAESER에 전송하면, KAESER 본사에서는 전송된 정보를 바탕으로
제품 상태의 모니터링 및 고장 예측을 하고, 문제를 신속히 해결하거나 사전정비를 하도록 함으로써 고객사에
설치된 Air Compressor의 가동율을 높일 수 있었다. 고객이
원하는 것은 제품 그 자체가 아니라, 제품을 통해 얻는 성능 또는 결과 (Performance 또는 Outcome)이라는 인식하고,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한 경우로, 결과적으로 고객이 보다 Air Compressor를 많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하여, 고객과 KAESER가 Win-Win할 수 있는 관계를 성공적으로 만들어냈다.
n 마무리
4차 산업혁명이라 불리는 Industry4.0을 통해, 선진국의 제조업체들은 제품, 생산공정, 업무에 Digital 기술을
접목하여, 기존 비즈니스의 효율화뿐만 아니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 미국을 위시한 선진국의 기업들은 업종을 떠나, Airbnb, Uber와
같은 기업들이 등장하여 자신의 산업을 파괴할 것이라는 두려움과 함께 Digital의 접목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낼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함께 가지고 Digital Transformation을 준비하고 있거나, 실행에
옮기고 있다. 우리나라의 제조업은 어느 나라보다 그 비중과 위상이 높은 상태에 있으나, 정체 또는 위축되고 있는 위기 상황을 겪고 있다. 턱밑까지 추격해온
중국을 따돌리고, 선진국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혁신이 요구되고 있다. 고령화의
문제, 장시간 노동, 생산성 침체, 에너지효율 개선 등 산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단계적 개선이
아니라 제품과 서비스의 획기적인 혁신이 필요하다. 모쪼록 짧게 소개한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에 대한 공감을
갖고, 소개한 해외 업체들을 뛰어넘는 Digital
Transformation 사례가 우리나라 제조기업에서 많이 나오기를 소망하는 마음으로 글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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