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formation Dashboard Design

BI(Business Intelligence)라 불리는 tool들은 정말 많은데, 도찐개찐이라는 이야기들이 종종 들린다. 그만큼 차별화가 힘든 영역이라는 반증이기도 할 것이다. 고객의 관점에서, End User의 관점에서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내가 일하는데 필요로 하는 정보를 빠짐없이, 이해가 잘 되는 형태로,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보여주기를 바랄 것이며, 이외에 어떤 작업들이 뒤에서 일어나는지에 대해서는 큰 관심이 없을 것이다. 이 중에서도 Dashboard야 말로 백미라고 할 수 있는데, 말 그대로 한 화면에서 승부를 내야 하기 때문일 것이다. 수십 페이지, 수백 페이지로 설명하는 것보다 한 페이지로 설명하는 것이 어려운 것처럼, 한 화면에 정말 필요로 하는 정보를 정작 무엇이 문제이고, 무엇이 잘 되고 있는지를 알 수 없을만큼 너무 벙벙하지도 않게, 또 Drill-Down 하지 않더라도, 한 단계 정도는 내려가서 분석할 수 있는 Detail을 한 화면에 담아주는 세밀함이 필요하다. 몇 번 보는 물리게 되고, 정작 그 필요성을 모르겠는 요란하고 현란한 그래픽이 아니라, 간결하고 단순하고 직관적인 정보의 Visualization이 이루어져야 하니, 그 요구사항은 까다롭기 한이 없다.

Information Dashboard Design은 바로 Dashboard를 Design하는데 있어 무엇은 피하고, 무엇은 챙기고 해야 하는지를 많은 예제와 함께 설명해주고 있는데, 30년간 한 우물을 팠다고 하는 저자의 내공이 느껴진다.

 
Dashboard라고 하면, 일상에서 가장 흔하게 접하게 되는 자동차 계기판이 떠오르는 것이 사실이고, 자동차 계기판은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운행을 하는데 필요한 많은 정보를 실시간으로 효과적으로 전달해주고 있다. 이는 오랜기간 동안 다듬어진 것이기도 하고, 인간공학을 하는 분들이 많은 신경을 썼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Dashboard라는 이름 때문인지, S/W Vendor들이 자랑하는 데모용 Dashboard에는 자동차 계기판이나 제어실 계기판, 비행기 계기판 등에서 따온 듯한 Gauge (속도, Oil, Coolant 온도 등) 등이 현란하게 사용되고, 그 모양새도 3차원의 입체감을 주고 있지만, 뭔가 어색하고, 공간만 많이 차지할 뿐이지, 필요로 하는 정보를 제대로 전달하지는 못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예를 들어, Google에서 Dashboard라는 Key Word로 Image 검색을 해보면, 아래와 같은 Dashboard들이 보이는데, 그래픽의 현란함을 자랑하거나, 실제 사용자의 관점에서 생각해보면 보고 싶은 정보들의 극히 일부만이 담긴 듯한 느낌이 든다.



반면에, 책이나 발표자료를 통해 종종 보았던 GE의 Cockpit을 보면, 현란한 그래픽은 보이지 않지만, 담고 있는 내용이 상당히 많음을 알 수 있다. 위의 요란한 Dashboard에 아래와 같은 내용을 담으려면 무진장하게 많은 화면이 또 필요할 것이다. 물론 GE의 Cockpit이 최선이라는 것은 아니겠지만, 최종사용자 입장에서 필요한 Dashboard는 자동차나 비행기 조정석 같은 느낌을 주는 현란한 그래픽으로 도배된 것이 아니라, Dashboard가 담고 있는 내용이고, 이 내용이 얼마나 잘 Organize되어 있고, 한 눈에 보여질 수 있도록 정리된 것이라는 것은 확실하다.


책에서도 소개된 바 있는, 잘 만들어진 Dashboard의 다른 예는 다음과 같다.

CIO Dashboard의 예 (출처: dashboardinsight.com)

수학 수업을 하는 선생님의 Dashboard (출처: blog.chartio.com)
잘 만들어진 Dashboard라는 것들을 보면, 일단 담고 있는 정보의 양이 생각보다 많다. 최종 사용자는 해당 업무를 수년에서 수십년 해온 분들이고, 당연히 아는 것도 많다. 바깥에 있는 사람들이 고객이 어떤 업무를 하는지 모를 뿐이고, 어떤 정보를 어떻게 해석하고 반응하는지의 Mental Model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라, 현란한 그래픽을 동원해서 기껏해서 몇 종류 안되는 정보를 화면에 뿌려놓고는 이것이 전부인 것처럼 떠들 뿐이다.

이 책에는 정보를 어떤 방법으로 보여주는 것이 효과적인지에 대해서도 상당부분을 할애해서 소개하고 있는데(예를 들어 Say It with Charts 처럼), Chart 작성에 대한 책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Bullet Graph, Sparkline에 대해서도 상세히 소개해주고 있다. 물론 Dashboard라는 것이 갖추어야 할 특징 내지 Dashboard를 Design하는데 있어서의 원칙에 대한 설명이 훨씬 많은 비중을 갖고 있는데, 잘못된 Dashboard, 잘된 Dashboard들의 사례를 함께 소개해주고 있어 읽고 이해하기 쉽게 되어 있다.

7-8년 전으로 기억되는데, 외국계 모 S/W 업체에서 자사 제품을 프로모션하겠다고 굴지의 대기업에 SCM용 Dashboard를 아주 현란하게 만들어 제공하고, 이를 CIO 행사 등에서 소개한 일이 있었다. 그리고 이를 본 여러 기업들이 이를 따라해보겠다고, 세계지도를 바닥에 깔고 화면을 빙빙 돌려가면서 내용을 보게 만들고는 했는데, 그 유행도 얼마가지 않았고 얼마 사용되지 않고 사장된 것으로 기억한다. 불필요한 외적 화려함과 첨단 이미지에 집중하다보니 정작 중요한 내용이나 한 화면에서 모든 것을 파악하고 싶은 욕구는 정작 챙겨주지 못한 것이다.

또 몇 년전에는 연매출이 수십조에 이르는 대기업의 최고경영자가 볼 수 있는 멋진 Dashboard를 iPad Version으로 만들어서 안겨보겠다는 CIO와 IT부서를 만나 개고생한 일이 있었다. 최고 경영자가 현재 무엇을 보고 있는지, 무엇을 보고 싶어하는지, 어떻게 정보를 해석하고 처리하는지를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업의 특성도 있고 해서, 전기전자 업종과 달리 정보가 취합되고 요약되는 주기조차 무진장하게 긴 회사였고, IT 인프라도 받쳐주지 않아서 매출, 재고와 같은 핵심적인 정보조차 주단위로 파악도 안되는 상황이었는데, 그저 욕심만 많고, 알맹이 없는 치장에만 신경을 바짝 썼던 경우라 할 수 있다.

Dashboard와는 별로 인연이 없이 살아온 것 같은데, 가만 생각해보면 Dashboard와 관련된 기억들이 제법 떠오른다. 제대로 된 Dashboard를 만들어보고자 하는 분들은 일독해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저자가 마지막 Chapter의 마지막 부분에 담아놓은 글이 있는데, 진정성이 팍팍 느껴져서, 옮겨보기로 한다.

When I design something that makes people's lives better, helps them work smarter, or give them with what they need to succeed in something that's important to them, I am reminded that one of the great cornerstones of a life worth living is the joy of doing good work. This doesn't just happen; it is the result of effort that we invest because we care. Our dashboards might not change the world in any big way, but anything we do well will change us to some degree for the better. Even if the goals of the organization that we're supporting through a well-designed dashboard don't ultimately matter to us or even seem intrinsically worthy of great effort, we're worth the effort and that's enough. In fact, that's plen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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