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듯이 심플
iPhone과 iPad의 User Interface를 보면, 정말 단순하지 그지 없다. 전면에 버튼하나만을 달고서도 불편함이 없다. iPhone, iPad 이전에는 이렇게 작동될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도 못해보았다. iPhone, iPad, 그 이름도 이렇게 단순할 수 없다. iPod, iPhone, iPad, iTV 등 일반 명사처럼 느껴지는 것에 i만 붙이면 된다. iPhone이 나오기 전에 다른 휴대폰들을 보면, 매번 희한한 이름을 붙이기에 여념이 없었고, 이를 소비자들에게 각인시키기 위해 엄청난 광고를 쏟아내야했다. 제품구분도 쉽다. 몇 세대 제품인지, 이동통신을 지원하는지의 여부, Memory Size, 하얗거나 까맣거나 Color만 결정하면 된다. 아주 가볍고, 얇고, 군더더기라고는 찾아볼 수 있는 디자인을 통해 우리는 Apple이 추구하고 완성해가는 Simple을 만나볼 수 있다.
이 책은 Apple의 광고 파트너업체에 쭉 종사했던 캔 시걸이라는 분이, Apple, 그리고 스티브 잡스와 일해가면서 느끼고 배웠던 Simple에 대한 추구를 정리해놓은 것이다. 넓게 말하면 마케팅이겠지만, (헷갈리지 않도록 Simple하게 이야기하면) 광고이며, 책의 내용도 상당부분이 광고와 관련되어 있다. 처음에는 제목에 홀려서 책을 잘못 골랐나하는 생각도 했지만,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줄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다니고 있는 회사도 대략 2년전부터 Simple을 강조하고 있다. 1) 외부 고객은 물론이고 내부 직원들도 모를만큼 많은 솔루션들이 있고, 솔루션별로 가격을 결정하는 방법도 아주 다양한데, 고객 입장에서 복잡하지 않도록 단순화를 해가고 있다. 2) 독일인의 꼼꼼함이라고 표현하기도 하지만, 사용자 화면이나 메뉴 구조만 보아도 복잡한 것이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인터라, 이 또한 시각적으로 미려하고, 사용하는데 있어 직관적으로 만들가고 있고, 사용자 직접 이렇게 User Interface를 바꿀 수 있는 제품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3) 회사 규모가 커지고, 기능별로 조직이 나누어지고, 각자의 KPI가 주어지다보니, 고객을 상대하는 직원들도 많다. 한 마디로 몸에 가시가 박혀 병원을 갔더니, 외과의사는 피부 밖의 가시만 잘라내고, 내과에 가서 피부안의 가시를 뽑아내라고 한다는 농담처럼, 복잡했다. 이런 접점을 최대한 단순화하여, 고객의 요구와 목소리를 제대로 회사에 전달하고, 회사의 이야기를 고객에게 헷갈리지 않게 전달하도록 바꾸려고 하고 있다. 4) 국내의 조직구조는 상대적으로 flat 하게 되어 있는 상태였지만, 복잡한 호칭체계를 단순화한 바 있다. 이 외에도 많은 부분에서 Simple을 추구하고 있는터라, 이 책의 Simple에 혹하게 되어 읽게 된 것이다.
책은 저자가 느낀 Apple이 광고업무를 하면서 보여준 11가지의 Simple에 대한 이야기이다. (7가지도 아니고, 10가지도 아니고, 11가지라고 해서, 억지로 쥐어짜거나 만들어서 붙인 주제는 아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 중 몇 가지는 뭐 그럴 수도 있으려니 했으나, 상당부분은 맞는 이야기라는 생각이 든다.)
1. Think Brutal 냉혹하게 생각해라.
빙빙 돌려가면서 이야기해서, 듣는 사람을 헷갈리게 하지 말고, 시간 낭비 하지 말라는 것이다. 이전에 모 고객사(P사)에서 느낀 것인데, 윗 양반이 뭐라고 한마디를 하면, 회의에서 나와서는 그 의미를 해석하는데 그렇게 다양할 수 없다. 황당한 것은 그게 지시사항이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전무-실장(당시 상무)-팀장-과장의 순으로 이야기는 전달되고, 다시 과장-팀장-실장-전무의 순으로 진행결과가 보고되어 나중에 사장까지 전달되어야 하는데, 매번 회의시간만 늘어나고, 자기가 맞다고 우기는 윗사람의 입맛에 맞추어 방향히 확확 바뀐다. 결국 나중에 보고가 잘 되든지 안되든지 간에 파워포인트 위의 종이질일 뿐이지 실행에 옮기는 것은 하나도 없을 뿐이고, 종이질의 버전만 줄창 늘어날 뿐인거다. 이래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자기 이해가 맞았는지 되물어 확인할 수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우선 헷갈리지 않도록 분명하게 이야기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충 그게 맞을거야라고 타협하지도 말라는 것이다, 본질을 치고 들어가서 제대로 전달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 속에서 이렇게 빵 때리고 들어가면, 누군가는 많이 아파할 수도 있지만, 어설프게 빙빙 돌려 이야기해서 제대로 그 뜻이 전달되지 않는 것보다는 백배 낫다는 것이다.
2. Think Small 작게 생각해라 (--> 소수정예의 팀을 구성해서 일하게 하라)
어떤 문제이든 간에, 그 문제를 해결하는데 필요한 시간이나 자원이 조금 크다 싶으면 우리는 임시적으로 조직을 구성해서 그 일을 하게끔 한다. 그런데, 개나 소나 다 끌여들여서 규모를 키워놓는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문제가 무엇인지 설명하고 동의를 이끌어내고 합의를 해나가는 과정에서 시간은 시간대로 깨먹고, 소위 밥숟가락만 올려 놓는 사람들이나 (부정적 사고로 똘똘 뭉쳐서) 남들 힘을 쭉쭉 빼는 사람들 덕분에 일을 그르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리고 아주 중요한 일이라고 해놓고는, 이렇게 조직만 구성해주고, 아무런 도움을 안준다. 다들 겹치기로 출연하고 있어서, 시간도 제대로 못 내고 있는 상황이다. 주중에도 밤 늦게까지, 주말에도 일하고, 어느덧 Due Date가 다 되어가는데, 이 때서야 무엇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확인을 하려고 한다. 그리고는 헉~ 그게 아니란다. 이것이 바로 일을 말아먹는 지름길 중의 하나라는 것이다. (말은 상대적으로 쉽고, 이대로 행동에 옮기기는 어렵겠지만) 정말 소수정예로 일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사람들로 팀을 꾸려주고, 처음부터 제대로 관여해서 일이 어떻게 돌어가는지 파악하면서 끼어들때 끼어드는, 즉 의사결정자도 한 팀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니라면 제대로 의사결정권을 위임해서 주거나...
3. Think Minimal 최소로 생각해라 (--> 제품은 줄이고, 메시지는 간결하게)
소비자의 니즈가 얼마나 다양한지, 또 이 다양한 니즈를 어떻게 충족시킬 것인지를 이야기할 때면 늘 나오는 말이 Segmentation 일 것이다. 한 때는 듬성듬성 Segment를 나누어도 되었지만, 경쟁업체들이 등장하면서 Segment의 크기가 점점 작아지더니, Micro-segment 라는 단어로도 부족할만큼 시장의 세분화, 제품의 다양화가 이루어지고 말았다. 거기다가 브랜드조차 다양화하다보니, 광고부터 제품의 포장에 이르기까지 브랜드 하나하나가 돈 잡아먹는 하마가 되어버린다. 어떻게 해야 할까? SCM(Supply Chain Management)의 성공사례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주제 중 하나는 돈 안되는 제품, 돈 안되는 거래선을 정리(=합리화)해버리는 것이다.
그리고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간결하게 하라는 것이다. 열가지, 스무가지의 장점을 속사포처럼 쏟아붙는다고 해서, 홀딱 마음을 빼앗기지 않는다. 이는 마치 기관총을 사방에 대충 난사하면서, 어쩌다 맞아주기를 바라는 것과도 같다. 어디가 타겟인지 안다면, 타겟방향으로 몰아 쏘든지 아니면 대포한방 날려주면 된다. 파워포인트 자료 만들면서, 전달하고 강조하고자 하는 것이 분명하면 이것에 집중하면 되었지 공간남는다고 이것저것 덕지덕지 붙이거나, 무엇이 중요한지를 몰라서 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 남발하는 것은 아니올시다라는 것이기도 하다.
4. Think Motion 가동성을 생각하라 (--> 시간은 조금 빡빡한 듯이 준다.)
하루정도 시간을 투자하면 되는 일이 있다고 치자. 일주일의 시간여유를 주면, 첫날부터 집중해서 멋진 작품이 나올까? 아마도 4-5일은 다른 일을 하든지, 빈둥거리며 공상을 하다가 마지막 하루에 몰아쳐서 작업을 하는 것이 다반사일것이다. 그리고 놀랍게도 그 마지막 하루를 어떻게 사용하는지를 보더라도, (체력만 받쳐준다면) 집중도와 생산성은 후반에 무척이나 높게 나올 것이다. 시간은 넉넉하게 주는 것보다는 조금 부족한 듯이 주어져야 생산성이 더 올라간다는 것이다. 물론 군대에서 고참이 1,000원짜리 한 장 주고, 초코파이, 빵, 라면, 음료 등 사오라고 하듯이, 절대적으로 말도 안되는 시간을 주어 초장에 포기하게끔 하는 것은 안될 것이지만, 약간 부족한 듯한 시간이 주어져야 정말 딴짓하지 않고 집중에 집중을 할 것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빨리 계획을 짜고, 실행에 옮겨셔, 성공을 하든지 실패를 하든지 빨리 해보자는 것이다. 이 부분은 우리나라 기업들이나 정서를 따라갈 수 없다고 생각하겠지만, 사실은 안 그런 것 같다. 무엇인가 하겠다고 이루겠다고 목표를 세워놓고는, 남들은 어떻게 하는지에 대해 실컷 공부하고, 어떻게 따라잡을지 계획만 무진장하게 짜고, 회의와 보고를 거치면서 이렇게 빼고, 저렇게 수정하고 하다가, 결국은 사장시켜버리는 일들이 얼마나 많은가?
5. Think Iconic 상징을 생각하라.
(책에서는, Apple의 1984 광고에 대해 상당부분을 할애하고 있다.)
6. Think Phrasal 표현방식을 생각하라.
(Apple의 제품명들, iPhone, iPad가 어떻게 지어졌고, 얼마나 큰 가치가 있는지를 설명하는데 상당부분을 할애하고 있다.) 내가 이 책을 골랐듯이, 일단 눈에 확 들어오고, 기억하기 좋아야 할 것이다. 그리도 그 의미도 좋아야 한다. '미친듯이'는 사실 아니다. iPhone 처럼, internet, individual, innovative 등 의미를 담기도 좋아야 한다는 것이다.
7. Think Casual 평소처럼 생각하라.
사실 앞의 Think Minimal에서 다루어진 내용과 겹치는 내용을 다루고 있는데, 알맹이는 빈약하고 포장만 번드르하게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어떤 사람을 만나 설득을 해나가든, 열심히 발표자료를 만들어서 설명을 해나가든, 첫 1-2페이지가 얼마나 중요한지는 경험으로들 많이 알것이다. 청중이 집중해서 들을까 말까를 결정하고, 내 이야기를 기억해주는 그 짧은 3-4분의 시간을 쓸데없는 잡설로 날려버려서도 안되며, 또 한방에 뜬금없이 결론부터 던지고 들어가면 선전포고가 될 수 있다. 그만큼의 화력이 준비되어 있다면 전쟁도 불사하겠지만, 화력이 준비되어 있지 않다면 이 또한 피해야 할 태도이기도 하다. 하여간 상식선에서 이해할 수 있는 뻔한 내용을 갖고, 뻔한 소리를 지껄이면 재미도 떨어질 뿐만 아니라, 그 사람이 과연 전문성이 있는지, 내가 이 시간을 투자해서 저 소리를 들어줘야 하는지에 대해 회의가 들게 마련이다.
8. 인간을 생각하라. Think Human
(이 장도 상당부분을 첨단 IT제품을 파는 Apple이 전달하는 메시지는 사람중심이며, 감성적이라는 것이다. 요약하자면, Hi-tech 제품이 아니라, Hi-touch 제품이라는 것이며, 그 메시지도 Tech가 아니라 Touch 중심이라는 것이다.)
9. 회의적으로 생각하라. Think Skeptic
전문가의 의견이나 분석 수치는 명령이 아닌 조언으로 받아들이라는 것이다. 변호사들의 의견은 판사의 의견이 아니니, 조언으로 여기고 정말 내 결정을 밀어붙여야 겠다면 무시해도 그만이라는 것이다. 역설적이지만, 내가 아무리 맞다고 해도, 다른 사람 의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기도 하니, 어느 한 쪽에 장단을 맞추기는 힘들다. 이 부분은 잡스 정도 되니까, 다른 말로 하면 성공을 했으니, 무리스러운 과정조차도 좋게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것이지, 다른 사람들이 이렇게 하려고 했다가는 그 결과를 보기도 전에 욕을 쳐먹고 짤릴 수도 있고, 그 결과가 좋아도 운이 좋다는 이야기로 끝날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Time에 광고를 실을 때의 이야기처럼, 주위 사람들이 안된다, 불가능하다라고 할 때에, 우선순위에 밀려서, 하기 귀찮아서 등 그 이면에 깔려있는 이유를 파악해보면 정말로 안되는, 불가능한 경우는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이다. 공감하지만, 이 또한 상대방이 믿을 수 있는 사람이라면, 자주 Push해서는 안될일이라 생각된다. 내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서, 또 다른 누군가의 부탁을 뒤로 빼거나 미루어야 하는 상황이 생길수도 있기 때문이고, 이 부탁을 들어주는 사람은 어려움에 본의아니게 어려움에 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10. 전쟁을 생각해라. Think War
작은 일이든, 큰 일이든, 특히 작은 일을 얕보지 말고, 가지고 있는 역량을 집중해서 확실하게 하라는 것이다. 특히나 경쟁상황에서는 더더욱 총력전을 펼 필요가 있다. 누군가는 소잡는 칼을 가지고 닭잡는다고 푸념을 할 수도 있지만, 일을 그릇치고 나서 제가 방심했습니다, 제가 얕보았습니다, 제가 부족했습니다 등의 이야기가 나오지 않으려면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말로 밀어붙일 때에 전력을 다해 밀어붙인다면, 성공확률은 높아질 것이고, 실패하더라도 후회가 없거나 적을 것이라는 것이다. 대충대충~ 정말 듣기 싫은 말 중의 하나인데, 대충대충하지 말자는 것이다.
11. 앞서 생각하라 Think Ahead
월급장이로서는 어렵다고 할수도 있지만, 눈앞의 단기 이익에 연연하지 말고, 중장기적 관점을 지키라는 것이다. 단기 실리보다는 명분이 중요하다는 말과도 상통한다 할 수 있는데, 눈 앞의 이익을 좇아서 이랬다저랬다 말 바꾸는 간사한 인간이나 회사는 오래오래 갈 수 없으며, 그 장기간 계속되는 가치를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 읽고 나면, Apple의 이야기, Steve Jobs의 이야기, 저자 스스로의 깔때기 자화자찬 이야기가 뒤섞여 있는데, 자기계발 서적이면서 광고 이야기이면서 Steve Jobs의 이야기 같으면서, Apple은 되고, Intel, Dell은 왜 안되는지를 비교해 놓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이 책은 Apple의 광고 파트너업체에 쭉 종사했던 캔 시걸이라는 분이, Apple, 그리고 스티브 잡스와 일해가면서 느끼고 배웠던 Simple에 대한 추구를 정리해놓은 것이다. 넓게 말하면 마케팅이겠지만, (헷갈리지 않도록 Simple하게 이야기하면) 광고이며, 책의 내용도 상당부분이 광고와 관련되어 있다. 처음에는 제목에 홀려서 책을 잘못 골랐나하는 생각도 했지만,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줄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다니고 있는 회사도 대략 2년전부터 Simple을 강조하고 있다. 1) 외부 고객은 물론이고 내부 직원들도 모를만큼 많은 솔루션들이 있고, 솔루션별로 가격을 결정하는 방법도 아주 다양한데, 고객 입장에서 복잡하지 않도록 단순화를 해가고 있다. 2) 독일인의 꼼꼼함이라고 표현하기도 하지만, 사용자 화면이나 메뉴 구조만 보아도 복잡한 것이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인터라, 이 또한 시각적으로 미려하고, 사용하는데 있어 직관적으로 만들가고 있고, 사용자 직접 이렇게 User Interface를 바꿀 수 있는 제품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3) 회사 규모가 커지고, 기능별로 조직이 나누어지고, 각자의 KPI가 주어지다보니, 고객을 상대하는 직원들도 많다. 한 마디로 몸에 가시가 박혀 병원을 갔더니, 외과의사는 피부 밖의 가시만 잘라내고, 내과에 가서 피부안의 가시를 뽑아내라고 한다는 농담처럼, 복잡했다. 이런 접점을 최대한 단순화하여, 고객의 요구와 목소리를 제대로 회사에 전달하고, 회사의 이야기를 고객에게 헷갈리지 않게 전달하도록 바꾸려고 하고 있다. 4) 국내의 조직구조는 상대적으로 flat 하게 되어 있는 상태였지만, 복잡한 호칭체계를 단순화한 바 있다. 이 외에도 많은 부분에서 Simple을 추구하고 있는터라, 이 책의 Simple에 혹하게 되어 읽게 된 것이다.
책은 저자가 느낀 Apple이 광고업무를 하면서 보여준 11가지의 Simple에 대한 이야기이다. (7가지도 아니고, 10가지도 아니고, 11가지라고 해서, 억지로 쥐어짜거나 만들어서 붙인 주제는 아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 중 몇 가지는 뭐 그럴 수도 있으려니 했으나, 상당부분은 맞는 이야기라는 생각이 든다.)
1. Think Brutal 냉혹하게 생각해라.
빙빙 돌려가면서 이야기해서, 듣는 사람을 헷갈리게 하지 말고, 시간 낭비 하지 말라는 것이다. 이전에 모 고객사(P사)에서 느낀 것인데, 윗 양반이 뭐라고 한마디를 하면, 회의에서 나와서는 그 의미를 해석하는데 그렇게 다양할 수 없다. 황당한 것은 그게 지시사항이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전무-실장(당시 상무)-팀장-과장의 순으로 이야기는 전달되고, 다시 과장-팀장-실장-전무의 순으로 진행결과가 보고되어 나중에 사장까지 전달되어야 하는데, 매번 회의시간만 늘어나고, 자기가 맞다고 우기는 윗사람의 입맛에 맞추어 방향히 확확 바뀐다. 결국 나중에 보고가 잘 되든지 안되든지 간에 파워포인트 위의 종이질일 뿐이지 실행에 옮기는 것은 하나도 없을 뿐이고, 종이질의 버전만 줄창 늘어날 뿐인거다. 이래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자기 이해가 맞았는지 되물어 확인할 수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우선 헷갈리지 않도록 분명하게 이야기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충 그게 맞을거야라고 타협하지도 말라는 것이다, 본질을 치고 들어가서 제대로 전달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 속에서 이렇게 빵 때리고 들어가면, 누군가는 많이 아파할 수도 있지만, 어설프게 빙빙 돌려 이야기해서 제대로 그 뜻이 전달되지 않는 것보다는 백배 낫다는 것이다.
2. Think Small 작게 생각해라 (--> 소수정예의 팀을 구성해서 일하게 하라)
어떤 문제이든 간에, 그 문제를 해결하는데 필요한 시간이나 자원이 조금 크다 싶으면 우리는 임시적으로 조직을 구성해서 그 일을 하게끔 한다. 그런데, 개나 소나 다 끌여들여서 규모를 키워놓는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문제가 무엇인지 설명하고 동의를 이끌어내고 합의를 해나가는 과정에서 시간은 시간대로 깨먹고, 소위 밥숟가락만 올려 놓는 사람들이나 (부정적 사고로 똘똘 뭉쳐서) 남들 힘을 쭉쭉 빼는 사람들 덕분에 일을 그르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리고 아주 중요한 일이라고 해놓고는, 이렇게 조직만 구성해주고, 아무런 도움을 안준다. 다들 겹치기로 출연하고 있어서, 시간도 제대로 못 내고 있는 상황이다. 주중에도 밤 늦게까지, 주말에도 일하고, 어느덧 Due Date가 다 되어가는데, 이 때서야 무엇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확인을 하려고 한다. 그리고는 헉~ 그게 아니란다. 이것이 바로 일을 말아먹는 지름길 중의 하나라는 것이다. (말은 상대적으로 쉽고, 이대로 행동에 옮기기는 어렵겠지만) 정말 소수정예로 일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사람들로 팀을 꾸려주고, 처음부터 제대로 관여해서 일이 어떻게 돌어가는지 파악하면서 끼어들때 끼어드는, 즉 의사결정자도 한 팀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니라면 제대로 의사결정권을 위임해서 주거나...
3. Think Minimal 최소로 생각해라 (--> 제품은 줄이고, 메시지는 간결하게)
소비자의 니즈가 얼마나 다양한지, 또 이 다양한 니즈를 어떻게 충족시킬 것인지를 이야기할 때면 늘 나오는 말이 Segmentation 일 것이다. 한 때는 듬성듬성 Segment를 나누어도 되었지만, 경쟁업체들이 등장하면서 Segment의 크기가 점점 작아지더니, Micro-segment 라는 단어로도 부족할만큼 시장의 세분화, 제품의 다양화가 이루어지고 말았다. 거기다가 브랜드조차 다양화하다보니, 광고부터 제품의 포장에 이르기까지 브랜드 하나하나가 돈 잡아먹는 하마가 되어버린다. 어떻게 해야 할까? SCM(Supply Chain Management)의 성공사례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주제 중 하나는 돈 안되는 제품, 돈 안되는 거래선을 정리(=합리화)해버리는 것이다.
그리고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간결하게 하라는 것이다. 열가지, 스무가지의 장점을 속사포처럼 쏟아붙는다고 해서, 홀딱 마음을 빼앗기지 않는다. 이는 마치 기관총을 사방에 대충 난사하면서, 어쩌다 맞아주기를 바라는 것과도 같다. 어디가 타겟인지 안다면, 타겟방향으로 몰아 쏘든지 아니면 대포한방 날려주면 된다. 파워포인트 자료 만들면서, 전달하고 강조하고자 하는 것이 분명하면 이것에 집중하면 되었지 공간남는다고 이것저것 덕지덕지 붙이거나, 무엇이 중요한지를 몰라서 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 남발하는 것은 아니올시다라는 것이기도 하다.
4. Think Motion 가동성을 생각하라 (--> 시간은 조금 빡빡한 듯이 준다.)
하루정도 시간을 투자하면 되는 일이 있다고 치자. 일주일의 시간여유를 주면, 첫날부터 집중해서 멋진 작품이 나올까? 아마도 4-5일은 다른 일을 하든지, 빈둥거리며 공상을 하다가 마지막 하루에 몰아쳐서 작업을 하는 것이 다반사일것이다. 그리고 놀랍게도 그 마지막 하루를 어떻게 사용하는지를 보더라도, (체력만 받쳐준다면) 집중도와 생산성은 후반에 무척이나 높게 나올 것이다. 시간은 넉넉하게 주는 것보다는 조금 부족한 듯이 주어져야 생산성이 더 올라간다는 것이다. 물론 군대에서 고참이 1,000원짜리 한 장 주고, 초코파이, 빵, 라면, 음료 등 사오라고 하듯이, 절대적으로 말도 안되는 시간을 주어 초장에 포기하게끔 하는 것은 안될 것이지만, 약간 부족한 듯한 시간이 주어져야 정말 딴짓하지 않고 집중에 집중을 할 것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빨리 계획을 짜고, 실행에 옮겨셔, 성공을 하든지 실패를 하든지 빨리 해보자는 것이다. 이 부분은 우리나라 기업들이나 정서를 따라갈 수 없다고 생각하겠지만, 사실은 안 그런 것 같다. 무엇인가 하겠다고 이루겠다고 목표를 세워놓고는, 남들은 어떻게 하는지에 대해 실컷 공부하고, 어떻게 따라잡을지 계획만 무진장하게 짜고, 회의와 보고를 거치면서 이렇게 빼고, 저렇게 수정하고 하다가, 결국은 사장시켜버리는 일들이 얼마나 많은가?
5. Think Iconic 상징을 생각하라.
(책에서는, Apple의 1984 광고에 대해 상당부분을 할애하고 있다.)
6. Think Phrasal 표현방식을 생각하라.
(Apple의 제품명들, iPhone, iPad가 어떻게 지어졌고, 얼마나 큰 가치가 있는지를 설명하는데 상당부분을 할애하고 있다.) 내가 이 책을 골랐듯이, 일단 눈에 확 들어오고, 기억하기 좋아야 할 것이다. 그리도 그 의미도 좋아야 한다. '미친듯이'는 사실 아니다. iPhone 처럼, internet, individual, innovative 등 의미를 담기도 좋아야 한다는 것이다.
7. Think Casual 평소처럼 생각하라.
사실 앞의 Think Minimal에서 다루어진 내용과 겹치는 내용을 다루고 있는데, 알맹이는 빈약하고 포장만 번드르하게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어떤 사람을 만나 설득을 해나가든, 열심히 발표자료를 만들어서 설명을 해나가든, 첫 1-2페이지가 얼마나 중요한지는 경험으로들 많이 알것이다. 청중이 집중해서 들을까 말까를 결정하고, 내 이야기를 기억해주는 그 짧은 3-4분의 시간을 쓸데없는 잡설로 날려버려서도 안되며, 또 한방에 뜬금없이 결론부터 던지고 들어가면 선전포고가 될 수 있다. 그만큼의 화력이 준비되어 있다면 전쟁도 불사하겠지만, 화력이 준비되어 있지 않다면 이 또한 피해야 할 태도이기도 하다. 하여간 상식선에서 이해할 수 있는 뻔한 내용을 갖고, 뻔한 소리를 지껄이면 재미도 떨어질 뿐만 아니라, 그 사람이 과연 전문성이 있는지, 내가 이 시간을 투자해서 저 소리를 들어줘야 하는지에 대해 회의가 들게 마련이다.
8. 인간을 생각하라. Think Human
(이 장도 상당부분을 첨단 IT제품을 파는 Apple이 전달하는 메시지는 사람중심이며, 감성적이라는 것이다. 요약하자면, Hi-tech 제품이 아니라, Hi-touch 제품이라는 것이며, 그 메시지도 Tech가 아니라 Touch 중심이라는 것이다.)
9. 회의적으로 생각하라. Think Skeptic
전문가의 의견이나 분석 수치는 명령이 아닌 조언으로 받아들이라는 것이다. 변호사들의 의견은 판사의 의견이 아니니, 조언으로 여기고 정말 내 결정을 밀어붙여야 겠다면 무시해도 그만이라는 것이다. 역설적이지만, 내가 아무리 맞다고 해도, 다른 사람 의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기도 하니, 어느 한 쪽에 장단을 맞추기는 힘들다. 이 부분은 잡스 정도 되니까, 다른 말로 하면 성공을 했으니, 무리스러운 과정조차도 좋게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것이지, 다른 사람들이 이렇게 하려고 했다가는 그 결과를 보기도 전에 욕을 쳐먹고 짤릴 수도 있고, 그 결과가 좋아도 운이 좋다는 이야기로 끝날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Time에 광고를 실을 때의 이야기처럼, 주위 사람들이 안된다, 불가능하다라고 할 때에, 우선순위에 밀려서, 하기 귀찮아서 등 그 이면에 깔려있는 이유를 파악해보면 정말로 안되는, 불가능한 경우는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이다. 공감하지만, 이 또한 상대방이 믿을 수 있는 사람이라면, 자주 Push해서는 안될일이라 생각된다. 내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서, 또 다른 누군가의 부탁을 뒤로 빼거나 미루어야 하는 상황이 생길수도 있기 때문이고, 이 부탁을 들어주는 사람은 어려움에 본의아니게 어려움에 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10. 전쟁을 생각해라. Think War
작은 일이든, 큰 일이든, 특히 작은 일을 얕보지 말고, 가지고 있는 역량을 집중해서 확실하게 하라는 것이다. 특히나 경쟁상황에서는 더더욱 총력전을 펼 필요가 있다. 누군가는 소잡는 칼을 가지고 닭잡는다고 푸념을 할 수도 있지만, 일을 그릇치고 나서 제가 방심했습니다, 제가 얕보았습니다, 제가 부족했습니다 등의 이야기가 나오지 않으려면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말로 밀어붙일 때에 전력을 다해 밀어붙인다면, 성공확률은 높아질 것이고, 실패하더라도 후회가 없거나 적을 것이라는 것이다. 대충대충~ 정말 듣기 싫은 말 중의 하나인데, 대충대충하지 말자는 것이다.
11. 앞서 생각하라 Think Ahead
월급장이로서는 어렵다고 할수도 있지만, 눈앞의 단기 이익에 연연하지 말고, 중장기적 관점을 지키라는 것이다. 단기 실리보다는 명분이 중요하다는 말과도 상통한다 할 수 있는데, 눈 앞의 이익을 좇아서 이랬다저랬다 말 바꾸는 간사한 인간이나 회사는 오래오래 갈 수 없으며, 그 장기간 계속되는 가치를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 읽고 나면, Apple의 이야기, Steve Jobs의 이야기, 저자 스스로의 깔때기 자화자찬 이야기가 뒤섞여 있는데, 자기계발 서적이면서 광고 이야기이면서 Steve Jobs의 이야기 같으면서, Apple은 되고, Intel, Dell은 왜 안되는지를 비교해 놓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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