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게임화 전략과 만나다.

저자는 Rajat Paharia라는 분인데, 고객관리, 교육, 훈련 등의 영역에 Gamification을 적용해서 고객, 직원의 Loyalty를 끌어내는 것을 사업으로 하고 있는 bunchball의 창립자라고 합니다. 저자가 책을 통해 이야기하고 있는 궁극적 목적은 Loyalty의 강화이고, 그 방법으로 Gamification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찾아보니 원서의 제목은 "Loyalty 3.0: How to Revolutionize Customer and Employee Engagement with Big Data and Gamification" 인데, 번역하신 분이나 출판사는 사람들 관심을 끌 수 있는 단어만 골라내서 책 제목을 만들었다는 느낌이 듭니다. (이런 번역은 반칙이지요.)



책의 주제는 흥미로운데, 책 내용은 재미없습니다. 의무감으로 채운 내용이 아닌가 싶을 만큼, 딱딱한 내용도 있습니다. 에라이, 그래서 책 요약 내지 독후감이라도 편히 써봅니다. Loyalty 3.0을 이야기하는 저자에게 물어봅니다. Loyalty 3.0은 뭔가요?

"슈퍼마켓, 식당, 커피 전문점 등 가시면, 구매액에 따라 일정액을 적립해주거나, 방문할 때에마 도장찍어주는 마일리지 적립 프로그램 아시지요? 어쩌다 일년에 한두번 가는 아저씨에게나, 거의 매일가는 아줌마를 구별하지 않지요. 저는 이런 것을 Loyalty 1.0이라고 합니다. 뭐, 없는 것보다는 나을 수도 있겠지만, 가격할인을 더 해주겠다든지 하는 경쟁업체가 나타나면 고객은 뒤도 안돌아보고 옮겨가겠지요."

"고객이 누구인지 대략 안다고 쳐보지요. 예를 들어, 40대 중반의 남자에, 사는 곳은 근처이고, 주로 토요일이나 일요일에 방문한다는 정보를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남자분에게 (다른 가게에 가서 외식하지 말고,) 우리집으로 오라고 할인쿠폰과 함께 문자메시지를 주말에 넣어줍니다. 주중에 문자메시지 보내보았자, 오지도 않을 것 같고, 스팸이라 짜증낼 것 같다는 배려까지도 해준거지요. 이 정도를 Loyalty 2.0이라고 부릅니다. 이제 대부분의 기업이 Loyalty 2.0에 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 아저씨는 옆 식당에서 소주2병,맥주2병 공짜라고 보낸다면 고민없이 우리 가게를 등질겁니다."

"옆 가게들의 할인공세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우리 가게를 찾고, 친구들까지 몰고 오고, 페이스북에 꼬박꼬박 인증사진 올려주는 우리 손님, 신메뉴 음식은 소문도 내주고, 맛이 없으면 맛이 없다고 이야기도 해주십니다. 우리가게는 손님이 올려주신 블로그, 페이스북도 읽어보고, 친구분들이 남긴 좋아요, 댓글, 퍼가기도 따라가보면서, 어떤 점을 좋아하시는지 싫어하시는지도 모니터링해서 음식과 서비스를 개선해가고, 손님에 맞추어드리고 있습니다. 손님이 가게를 처음 찾아오셨을 때의 한 두번은 썸을 타는 관계였다면, 지금은 서로 이해하고, 위해주는 관계로 갔다고나 할까요? 이런 단계는 모범적인 Loyalty 3.0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애플빠, 할리데이비슨빠 처럼, 광신적이고 헌신적인 충성도를 갖고 있는 기업도 있고, 고객도 있습니다만, 이는 노력한다고 누구나 만들어내고 도달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지요."

많은 사람들이 이런 관계를 꿈꿀겁니다. 가게주인은 손님을 보면서, 선생님은 학생들을 보면서, 관리자들은 직원들을 보면서 말이지요. 그런데, 말만 그럴싸한 것 아니에요? 되기는 되는거에요?  

"뻥 아닌데요~ 믿어주세요~  Loyalty 3.0을 적용한 사례는 곧 이야기드릴께요. 그전에 잠시만 이런 충성도를 만드는 세 가지 재료부터 설명드릴께요. 이 세 가지가 바로 1) 동기, 2) 빅데이터, 그리고 3) 게임화전략이지요. 그래서 저는 Loyalty 3.0 = 동기 + 빅데이터 + 게임화 라고 이야기해요.  

첫째는 동기에요. 동기를 만들어주고, 자주 느끼게 하고, 강화하게 만들어야 해요. 아침에 일찍 일어나 운동한다, 기름기 있는 음식과 술을 줄인다. 이것 좋다는 것 다 압니다. 종합건강검진 받고 나서, 의사선생님이 해주시는 이야기들 다 맞는 이야기에요. 회사의 전략방향을 제대로 이해하고, 공유하고, 교육은 제때에 이수하고, 때 되면 계약 따오고, 고객과 좋은 관계 유지하고, ... 다 좋은 이야기에요. 하지만 동기가 만들어지고, 유지되고, 강화되지 않으면 심지어 시작도 못하는 거지요. 돈이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는데요, 알량한 돈 몇 푼으로  우리 마음을 잡을 수는 없어요, 또 스스로 느끼는 것이 좋다고들 하는데요, 늘 그런 것은 아니에요. 때로는 외부의 자극도 필요해요.

둘째는 빅데이터에요, 지하철타보면, 다들 휴대폰에 머리를 쳐박고 카톡을 하고, 페이스북에 올라온 친구들 소식을 보고, 다음이나 네이버에 뜬 기사들을 보고들 있지요. 사진을 찍어, 페이스북에 올리고, 친구들의 반응을 기다리고, 친구들이 올린 글을 읽고, 좋아요를 누르고, 댓글을 쓰고, 공유를 하고, ... 우리는 어디인가에 계속 디지털 발자국을 남기고 있지요. 걸어다니는 데이터 생성기가 되어버렸습니다.  고객이 우리 상점, 음식, 제품과 서비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 친구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의 흔적들, 직원들이 아침에 출근해서 퇴근할 때까지 컴퓨터를 가지고 어떤 일을 하며, 얼마나 시간을 쓰고 있는지의 흔적, 이 흔적들을 모아서 분석한다면, 어떤 자극이 동기강화에 효과적인지, 고객, 학생, 직원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셋째는 게임화입니다. 책을 싫어하는 아이들도 만화책은 좋아하고요, 몇 십분을 집중하지 못하는 아이들도 전자게임기 앞에서는 한두시간 동안 화장실도 가지고 않고 좋아라 게임을 합니다. 게임은 아이들만 좋아하는게 아니라 어른들도 좋아하지요. 게임속에 숨어있는 이 마법을 고객과의 interaction에, 학생들과의 interaction에, 직원들과의 interaction에 넣어 활용한다면 어떻까요? 알을 훔쳐간 돼지들을 향해 분노한 새들이 몸을 날리는 앵그리버드처럼 진짜 게임을 만들자는 것은 아니고, 앵그리버드 안에 숨어있는 매력적인 요소(스토리, 결과의 빠른 피드백, 캐릭터별로 다른 공격방법, 별점주기, 처음에는 쉽게 시작해서 점점 어려워지는, 게임방법을 익히는데 불과 몇 분이 걸리지 않는등)를 찾아서 넣어보자는 겁니다.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감은 잡히는데요, 그래서 성공한 사례들이 있어요? 보통 CRM이다 뭐다 해서, 고개관계관리쪽은 이야기들이 제법 많았고요, 교육이나 직원관리에 적용한 사례들이 있다면 많이들 궁금해할 것 같아요.  (책에는 고객관계관리, 교육/훈련, 직원관리 등으로 구분해서 사례를 담고 있는데, 사례정리를 발로 한 것처럼 뭔소리르 하는지 대충 질러놓고, 결과적으로 좋았다라고 마무리를 해 놓은 것들도 있었고요, 교육쪽에 적용한 사례들은 상세하지는 않아도 어떤 상황일지 감은 잡을 수 있었던 것도 있었습니다. Gamification으로 먹고 사는 업체라는 점은 인정해주겠지만, 그림/사진, 도식화를 조금 더해서 설명해주면 가슴에 팍팍 와닿을 수도 있을텐데, 정리하는 방법이 영 마음에 안드네요.)

"아, 많습니다. 책에도 많이 소개해놓았는데요, 회사명과 적용영역만 나열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저자의 소속회사인 bunchball 사이트를 방문하면 더 많이 있습니다. 그걸거면 책은 그냥 공짜로 나눠주는게 나을 것 같은데...)"

Bunchball 고객사례 페이지

A) 직원들의 충성도 개선 사례
   Ford Canada, LiveOps, BlueWolf, CrowdFlower, J.Hilburn, T-Mobile

  (저는 LiveOps 사례를 조금 더 보려고 합니다. 재택근무를 하는 계약직 직원 수만명이 일하는 회사라고 하는데요, 이들과 함께 유명 대기업의 콜센터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합니다. 계약직이고 재택근무를 하는 사람들에게 고객 서비스를 보다 더 잘하기 위한 동기부여를 하고, 교육을 받게 한다는 것은 정말 어려울 겁니다. 이런 환경에 적용해서, 좋은 성과를 거두었다고 하네요.)

B) 고객들의 충성도 개선 사례

  Pysch, Adobe, Eloqua, EMA, redding.com, Solarwinds, Zamzee, Black Enterprise, CourseHero, Despicable Me, Wendy's, Chiquita, Playboy, Campusfood, Bravo, TopChef, USA network, Right Guard, the Office, WB, Kids WB, Victoria Secret, Syfy, Wall Street Survivor, Telemundo, Fun Mobility, Best Recipes, SAP, Sun Life Financial, Power My Learning

  (Adobe가 자사의 프로그램을 고객들이 잘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고객들이 Adobe의 기능을 더 잘 쓰게 됨으로써, 타 S/W에 눈길을 주지 않고, 계속 Subscription 상태를 유지하거나 또는 무료에서 유료 프로그램으로의 전환율을 높이게 되었다는 내용으로 기억합니다. 향후 S/W 업계의 판도가 Cloud로 갈 것이고, 고객들의 S/W 활용에 대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얻을 수 있고, 고객을 이해하고, 이를 기반으로 고객들을 지원하는 Support 또는 기능 개발을 해나가야 한다는 측면에서 좋은 시사점을 많이 얻을 수 있을 것 같아, 조금 더 쳐다보고자 합니다. 책에는 MS사례도 나왔는데요, 이것도 기억에 남네요. 아, SAP사례는 SAP Community Network(SCN)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1년에 한 두번 평가를 하고, 이를 바탕으로 승진여부, 연봉의 인상폭 등이 결정되는 인사시스템은 빠른 사이클로 움직이기를 바라는 시대 흐름에 걸맞지 않는, 어쩌면 빠른 실행력을 갉아먹고 있는 낡은 제도로 보입니다. 직원들은 본인의 업무에 대해 빠른 피드백을 바랄겁니다. (욕먹기를 즐기지는 않겠지만, 코칭이나 칭찬, 보너스라면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하겠지요) 흔적을 남기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서로 무엇이 잘되었고, 무엇은 고쳐야 할지를 이야기해야 할텐데, 흔적을 남기는 것을 또한 죽어라 싫어하지요. 어렵고 복잡하고 느려터진 시스템에 억지로 데이터를 넣느니, 그 시간에 고객을 더 만나야 한다고 말이지요. 이렇게 데이터를 얻어보았자, Copy & Paste의 반복으로, 정확하지도 않을 것이고, 쓰레기만 다시 쌓일지 모릅니다. 바로 이런 영역에 Gamification이 잘 적용될 수만 있다면, 회사에서의 잡무(?)가 잡무가 아닌 즐거움이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전반적으로 많이 부족한 Detail 때문에 아쉬움이 남고, 허술한 번역 때문에 아쉬움이 배가 되기도 했지만, 다른 저자를 통해 Gamification을 공부해봐야 겠다는 생각을 갖게 만들었고, 인사, 직원관리, 교육 등 영역에 잘 적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으로 만족하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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