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는 삶에 관하여
저자 허지웅이 20대, 30대의 젊은이들이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힘들어도 포기하지 말고, 버텨보라는 것이다. 메시지는 사못 비장하고, 건전하지만, 그가 이런 메시지를 던지게 된 우리 사회 환경에 대한 그의 해석은 매우 독하다. 예를 들어, 집권 여당은 물론이고 야당이라는 팻말을 들고 있는 정치인들을 포함해서 믿을 놈은 하나도 없다. 젊었을 때에는 고생도 사서 한다며, 토닥거리는 중년이 있으면, 너나 고생하라고 뺨이라도 때릴 기세이다.
스스로 글을 쓰지 않으면 건달이라고 밝히고 있는 저자는, 내 또래에서는 그닥 인기가 없지만,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는 제법 인기가 있는 것 같다. 이 책에 담고 있는 첫 에세이에서 밝혔듯이 그의 유년기는 경제적으로 어려웠고, 홀 어머니 밑에서 적잖은 고생을 하며 살았다. 광주에서 자라게 되다보니, 광주민주항쟁에서 목숨을 잃은 아버지를 둔 친구를 비롯해서 유년에 남다른 생각과 경험을 쌓게도 된다. 이런 배경을 갖고 있다보니, 글 속에 많은 성숙함이 묻어난다.
부패했던 이명박 정권이 저지른 각종 비리와 만행에 대해 항거하기 위해 거리로도 나서고, 용산에서 삶의 터전을 잃은 이들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으나 결과적으로 그렇지 못했음에 대해서도 자괴감에 빠져 있기도 한 피 끓는 젊은이의 모습도 느껴진다. 이전 세대들처럼 대다수 학생들이 대학 캠퍼스에서 민주화를 위한 집회에 참석하고, 사회적 이슈에 대해 한 목소리를 내고, 행동으로 옮기는 것은 아니지만, 역시나 젊은이들 중에서도 이전 세대처럼 사회적 이슈에 민감한 사람들이 있고, 자기 목소리를 낸다는 것은 환영할이다.
책은 크게 네 파트로 구성되어 있는데, 첫 번째 파트는 저자 개인의 성장사와 경험을 중심으로 담고 있다. 맞는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상황도 이해는 가지만, 어쩌면 지독히도 개인적, 내지는 이기적이지 않나라는 생각도 스치고 지나간다. 하지만 두 번째 파트에 들어가면, 사회적 이슈에 대한 그의 생각이 적나라하게 밝혀져 있다. 잊혀질 수 없는 광주민주항쟁의 상처, 광우병 소고기 수입 반대 시위로 시작된 시청 앞 시위, 군부대에서의 가혹 행위, 돈과 인맥을 앞세워 살인을 일삼는 이스라엘에 대한 분노, 이런 어처구니 없는 상황에서도 한나라당에 몰리는 표와 당장 먹고 살기 힘든 사람들에게 도무지 공감을 얻지 못하는 한심한 야당에 대한 분노 등을 비롯해, 지독할만큼의 분노도 담고 있다.
세 번째 파트에 들어가면 연예인 이야기를 시작으로 언론의 기본적 의무(사실보도)는 갖다버린채, 눈길을 끌기 위한 선정적 보도만 일삼는 언론을 깨는 것으로 시작해 우리 사회의 추잡한 구석, 정치권의 잘못도 깨주고 있다. 마지막 네 번째 파트에 들어가면 영화라는 소재를 이용해서 그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렇게 추악하고, 황당한 것이 현실이지만, 그래도 버텨내자고 한다. 그가 글로 내뿜는 독기가 너무나 세다보니, 거부감을 가질 수 있는 분들도 적지 않겠지만, 이런 것이 나와는 다른 세대가 갖고 있는 생각이라면, 이 또한 이해해야 하지 않을까?
저자처럼, 나도 어렸을 때에 실베스터 스탤론의 록키를 참 좋아했다. 1탄에서 15라운드까지 어떻게든 버텨내겠다는 각오로 쥐어터지고, 쓰러지면서도 버티고 버텨내는 모습에서 쭈르르 눈물을 흘리고 감동을 먹었던 것이 사실이다. 내 삶이 이렇게까지 어렵다는 생각은 해보지 못한터라, 영화는 영화였고, 내 현실의 삶은 또 다른 세상이었지만, 책속의 해설을 보고 나니 록키를 한 번 더 보고 싶어진다.
20대의 젊은 분들께는 마음으로 가슴으로 함께 공감하지 못하고, 어줍잖게 좋은 이야기만 전하려 했었던 기억이 있는터라 정말 죄송해진다. 지금 큰 어려움 속에 있다고 생각한다면, 어떻게든 버티고 이겨내라고 이야기 드리고 싶다.
"내가 생각하는 좋은 사람이란 계산된 위약을 부리지 않고 돈 위에 더 많은 돈을 쌓으려 하기보다 내게 필요한 것과 필요하지 않은 것을 구분할 줄 알며 인간관계의 정치를 위해 신뢰를 가장하지 않고 미래의 무더기보다 현실의 한줌을 아끼면서 천박한 것을 천박하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를 갖되 네 편과 내 편을 종횡으로 나누어 다투고 분쟁하는 진영논리의 달콤함에 함몰되지 않길 하루하루 소망하는 자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난하다. 하지만 그들은 부자를 위해 투표한다. 얼핏 분열증 같아 보이는 이 현상은 영원히 풀리지 않을 수수께끼처럼 진보진영의 논객들을 괴롭혀왔다. 논객과 진보 정치인들은 사람들이 계급적 정체성에 밝지 못하고, 눈을 뜨지 못하고, 상식적으로 행동하지 못하는 데 분노한다. 그리고 계몽하려 애쓴다. 하지만 이 계몽은 쉽게 작동하지 않는다."
"100년 후 우리는 길을 지나는 사람의 생김새만 보고 그의 계급적 위치를 확신할 수 있는 시대를 맞이할지 모른다."
"당신이 계급이라는 단어에 알레르기 증상을 일으키거나 아예 죽은 단어라고 생각한다는 건 안다. 그러나 그건 공기라는 단어와 마찬가지로 유행과는 관계없이 그냥 현실 그대로 존재하는 것이다."
... 이상 책 중에서...
스스로 글을 쓰지 않으면 건달이라고 밝히고 있는 저자는, 내 또래에서는 그닥 인기가 없지만,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는 제법 인기가 있는 것 같다. 이 책에 담고 있는 첫 에세이에서 밝혔듯이 그의 유년기는 경제적으로 어려웠고, 홀 어머니 밑에서 적잖은 고생을 하며 살았다. 광주에서 자라게 되다보니, 광주민주항쟁에서 목숨을 잃은 아버지를 둔 친구를 비롯해서 유년에 남다른 생각과 경험을 쌓게도 된다. 이런 배경을 갖고 있다보니, 글 속에 많은 성숙함이 묻어난다.
부패했던 이명박 정권이 저지른 각종 비리와 만행에 대해 항거하기 위해 거리로도 나서고, 용산에서 삶의 터전을 잃은 이들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으나 결과적으로 그렇지 못했음에 대해서도 자괴감에 빠져 있기도 한 피 끓는 젊은이의 모습도 느껴진다. 이전 세대들처럼 대다수 학생들이 대학 캠퍼스에서 민주화를 위한 집회에 참석하고, 사회적 이슈에 대해 한 목소리를 내고, 행동으로 옮기는 것은 아니지만, 역시나 젊은이들 중에서도 이전 세대처럼 사회적 이슈에 민감한 사람들이 있고, 자기 목소리를 낸다는 것은 환영할이다.
책은 크게 네 파트로 구성되어 있는데, 첫 번째 파트는 저자 개인의 성장사와 경험을 중심으로 담고 있다. 맞는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상황도 이해는 가지만, 어쩌면 지독히도 개인적, 내지는 이기적이지 않나라는 생각도 스치고 지나간다. 하지만 두 번째 파트에 들어가면, 사회적 이슈에 대한 그의 생각이 적나라하게 밝혀져 있다. 잊혀질 수 없는 광주민주항쟁의 상처, 광우병 소고기 수입 반대 시위로 시작된 시청 앞 시위, 군부대에서의 가혹 행위, 돈과 인맥을 앞세워 살인을 일삼는 이스라엘에 대한 분노, 이런 어처구니 없는 상황에서도 한나라당에 몰리는 표와 당장 먹고 살기 힘든 사람들에게 도무지 공감을 얻지 못하는 한심한 야당에 대한 분노 등을 비롯해, 지독할만큼의 분노도 담고 있다.
세 번째 파트에 들어가면 연예인 이야기를 시작으로 언론의 기본적 의무(사실보도)는 갖다버린채, 눈길을 끌기 위한 선정적 보도만 일삼는 언론을 깨는 것으로 시작해 우리 사회의 추잡한 구석, 정치권의 잘못도 깨주고 있다. 마지막 네 번째 파트에 들어가면 영화라는 소재를 이용해서 그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렇게 추악하고, 황당한 것이 현실이지만, 그래도 버텨내자고 한다. 그가 글로 내뿜는 독기가 너무나 세다보니, 거부감을 가질 수 있는 분들도 적지 않겠지만, 이런 것이 나와는 다른 세대가 갖고 있는 생각이라면, 이 또한 이해해야 하지 않을까?
저자처럼, 나도 어렸을 때에 실베스터 스탤론의 록키를 참 좋아했다. 1탄에서 15라운드까지 어떻게든 버텨내겠다는 각오로 쥐어터지고, 쓰러지면서도 버티고 버텨내는 모습에서 쭈르르 눈물을 흘리고 감동을 먹었던 것이 사실이다. 내 삶이 이렇게까지 어렵다는 생각은 해보지 못한터라, 영화는 영화였고, 내 현실의 삶은 또 다른 세상이었지만, 책속의 해설을 보고 나니 록키를 한 번 더 보고 싶어진다.
20대의 젊은 분들께는 마음으로 가슴으로 함께 공감하지 못하고, 어줍잖게 좋은 이야기만 전하려 했었던 기억이 있는터라 정말 죄송해진다. 지금 큰 어려움 속에 있다고 생각한다면, 어떻게든 버티고 이겨내라고 이야기 드리고 싶다.
"내가 생각하는 좋은 사람이란 계산된 위약을 부리지 않고 돈 위에 더 많은 돈을 쌓으려 하기보다 내게 필요한 것과 필요하지 않은 것을 구분할 줄 알며 인간관계의 정치를 위해 신뢰를 가장하지 않고 미래의 무더기보다 현실의 한줌을 아끼면서 천박한 것을 천박하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를 갖되 네 편과 내 편을 종횡으로 나누어 다투고 분쟁하는 진영논리의 달콤함에 함몰되지 않길 하루하루 소망하는 자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난하다. 하지만 그들은 부자를 위해 투표한다. 얼핏 분열증 같아 보이는 이 현상은 영원히 풀리지 않을 수수께끼처럼 진보진영의 논객들을 괴롭혀왔다. 논객과 진보 정치인들은 사람들이 계급적 정체성에 밝지 못하고, 눈을 뜨지 못하고, 상식적으로 행동하지 못하는 데 분노한다. 그리고 계몽하려 애쓴다. 하지만 이 계몽은 쉽게 작동하지 않는다."
"100년 후 우리는 길을 지나는 사람의 생김새만 보고 그의 계급적 위치를 확신할 수 있는 시대를 맞이할지 모른다."
"당신이 계급이라는 단어에 알레르기 증상을 일으키거나 아예 죽은 단어라고 생각한다는 건 안다. 그러나 그건 공기라는 단어와 마찬가지로 유행과는 관계없이 그냥 현실 그대로 존재하는 것이다."
... 이상 책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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