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기] 행복한 나라의 불행한 사람들
스웨덴은 국민이 행복해하는 나라, 복지가 잘 갖춰있는 나라로 알려져있다. 물론 YouTube를 통해 스웨덴에 대해 찾아보면, 우리의 시각으로 볼 때에 ‘행복한 복지국가’는 아닌 것 같다는 의견도 많다. 이민 가신 분들에는 다른 것은 몰라도 평등을 추구하는 문화와 돈이 거의 안드는 교육 시스템에 대한 장점을 설명해주신 분들도 있다. 이 책은 우리 한국인의 가치관과 시각으로 스웨덴을 예리하게 분석하고 있다. 저자 개인의 정치적 의견도 들어 있지만, 신뢰할 수 있는 출처(예; OECD)의 통계를 인용하면서 스웨덴과 우리나라, 스웨덴과 다른 선진국들을 함께 비교해주고 있다.
스웨덴하면 떠오르는
것은? 개인적으로 바이킹의 나라, 그룹 아바(ABBA)의 나라이면서, 유명한 기업들로는 IKEA, Volvo, ABB, Tetra Pack, SCANIA,
AstraZenek. SAAB등이 있고, 정보통신기업으로는 Spotify, Skype, Ericsson 등이 있으니, 인구 1,000만명의 규모를 생각해볼 때에 상당히 경제적으로도 문화적으로도 발전되어 있는 나라라는 느낌이 팍팍 든다. 이전에 삼성그룹이 벤치마킹했다고 하는 재벌 발렌베리(ABB, Volvo, SAAB, Ericsson 등 소유)도 스웨덴하면 떠오르는 단어이다. 웬지 엄청 추울 것 같기는 한데, 실제로 스웨덴 북부는 겨울이 길고 많이 춥다고 하고, 남쪽으로 내려오면 사계절이 뚜렷한 기후를 가지고 있다니 약간 의외이기도 하다.
남의 떡이 커보인다고, 스웨덴이 선진국이고 유명한 복지국가이기는 한데, 너 스웨덴에서 살래? 한국에서 살래? 라고 물어보면 “나는 한국에 살란다”라고 이야기해주고 싶다. 언어도 다르고, 먹는 것도 다르고, 생활 곳곳이 낯설겠지만 이런 이유만은 아니다. 스웨덴보다 우리나라의 장점, 강점이 더 많이 보이고, 스웨덴의 단점,취약점이 많이 보이기 때문이다. 물론 사람에 따라서는 생각이 다를 수 밖에 없음은 나도 인정한다.
- 책을 통해, 내가 느꼈던 스웨덴의 단점은 이런 것들이다. 부자가 될 수 있는 길이 거의 없다는 것, 즉 계층 이동이 거의 안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복지를 위한 재원(총 조세)의 대부분이 소득세와 부가가치세로 채워지는 반면에, 법인세는 낮고, 재산세와 상속세는 폐지된터라 부자들은 계속 대를 이어 부를 유지한다는 것이다. 개천에서 용이 날 수 있는 사회이어야, 꿈과 희망이라는 것을 갖고 살 수 있지 않을까? 물론 한국도 부의 대물림이 높은 나라이기는 하다. ㅠㅠ
- 따지고 보면, 정경유착이라는 것이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어디에나 있고 정도의 차이가 있겠지만, 스웨덴이야 말로 재벌의 나라로 보인다. 물론 재벌이라 하더라도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도덕적으로 옳바르면 시민들의 존경을 받아 마땅하다. 세금 많이 때리면, 해외로 도망가니까, 스웨덴내에서 발전해가면서 좋은 일자리를 만들자는 뻔한 취지는 상상이 가지만, 법인세도 낮춰주고, 절대적인 독점을 용인하고 있는 듯 하다.
- 최고의 평등을 추구하고 있는데, 이게 비효율을 낳고, 가진자들은 평등을 피해가는 것 같다. 바이킹들은 노략질(?)한 전리품을 평등하게 엔빵(1/N)로 나누어가졌다고 하고, 바이킹들이 타고 다니는 큰 배를 만들고 노를 지을 때에도 모두의 Team Work이 중요한터라, 역사적으로 평등을 추구했다는 이야기는 들은 적이 있다. 그렇지만, 이렇게 평등을 추구하면서도 귀족 제도를 유지하는 것은 물론이고(끼리끼리 놀 것이라는 것이 상상된다), 돈 있는 사람들은 사교육에 투자하고, Fast Track으로 치료 받을 수 있도록 별도의 의료보험을 들고 있다고 한다. 급하고 중요한 일과, 천천히해도 되고 중요하지 않은 일을 구분하지 않아서야 관공서고 병원이고 일이 어떻게 돌아갈지…. 야, 실업자에게는 술도 팔지 않는다는 YouTube 방송을 본 기억도 난다. ^^
- 책의 첫 시작을 의료체계에 대한 설명과 비판(?)으로 시작했는데, 어의가 없다. GDP 대비 쏟아붓는 의료비는 엄청난데, 정작 돌아가는 시스템은 황당하다. 갑자기 아플 수도 있고, 많이 아플 수도 있기 때문에, 적은 비용으로 의료보장을 받는다는 것이 장점일 수는 있지만, 죽을 만큼 아프지 않을 때에 미리미리 잘 치료를 해줘야 하는 것 아닐까? 이게 솔직히 딱히 스웨덴만의 문제라고 보이지는 않는데, 영국이든 미국이든 어느 나라와 비교하더라도 우리나라의 의료체계는 정말 선진국으로 느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 이런 것은 괜찮네라고 느낀 것들도 있다.
- 양성평등은 좋아보인다. 정치, 경제 곳곳에서 여성들이 능력을 발휘하고, 여성도 군대를 가는 것처럼 성평등에 대해 개인 뿐만 아니라 사회전체의 인식이 공공히 높은 것 같다. 딸 하나, 아들 하나 키우고 있는데, 우리 부모님 세대를 보든, 내 주변의 동료들을 보든, 아직 우리나라는 양성평등의 측면에서는 꽤 멀어보인다. 앞으로 우리 아이들이 성장하고 활동해갈 세상은 달라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 투명하게 세금을 부과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근로자 중 40%는 세금을 내지 않은 면세자라고 하는데, 스웨덴의 면세자 비율은 6.6%에 불과하다고 한다. 일부 찌라시 언론사와 단체들은 최고세율을 가지고 우리나라의 소득세가 과하다고 하는데, 스웨덴은 연봉 6,800만원 이상이면 평균 52%를 부담하며, 우리나라는 10억원이 넘어야 45%를 부담한다. 고소득자가 세금을 더 내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데, 반면에 세금은 보다 많은 사람들이 내도록 해야, 사회적 책임과 의무라는 인식을 쌓게 되지 않을까?
- 늘 그렇듯이 부러운 것은 선진국들의 교육이다. 어느나라도 우리나라만큼 아이들을 입시경쟁에 밀어넣고,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달달 볶지는 않을 것이다. 독일 같은 나라는 초, 중, 고등학교 별로 숙제를 주는 양에도 제한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나라는 개천에서 용이 날 수 있는 기회를 교육으로 여기고 있고, 실제로 대졸자와 고졸자간의 임금격차가 크고, 여전히 랭킹에 따라 학벌을 따지고 있으니, 노답일 수 밖에 없다. 이 놈의 교육 문제만 해결되어도, 국민들의 행복이 뿜뿜 튀어나올텐데… 이상적인 모습은 다들 비슷하게 그려도, 어떻게 풀어야 할지에 대해서 우리는 노답이니 답답하다.
재미있게 읽었고, 새록새록 새로운 것도 많이 배웠다. 이 나라 저 나라, 여행이든 출장이든 많이 다니기는 했는데, 노르딕 3국, 스칸디나비아 3국 등 북유럽 5개국은 아직 한 번도 가 본일이 없다. COVID-19 잠잠해지고, 해외 여행/출장길이 다시 열리면, 스웨덴 구경은 한 번 가보고 싶다.
내 보금자리, 잠실에서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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