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기] 불편한 편의점

우리나라 편의점이 5만개를 넘었으며, 2021 편의점 매출액은 대형마트를 넘어섰다고 한다. 2년이 되어가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북적북적한 대형마트에 가는 것을 꺼리는 것도 있었을 것이고, 오래전부터 대세가 되어버린 온라인 쇼핑으로 인해 대형마트의 자리는 줄어들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반면에 규모는 작지만 없는 없는 편의점은 일상을 파고 들었고, 전체 가구 1-2 가구가  60% 차지하고 있으니 왕창사서 쌓아놓기 보다는 필요할 때에 필요한 만큼 구매하는 사람들에게는 편의점만큼 편리한 곳도 없을 것이다. 소설 불편한 편의점 이러한 편의점을 배경으로 한다.

편의점에 들리는 손님들도 아주 곳에 사는 사람들이 아니라, 편의점 인근에서 살거나 근무하는 사람들이다. 손님이나 점포 직원이나 서로가 서로를 알지는 못하지만, 아예 생판 모르는 사람들은 아니다. 우연한 만남이 일어날 있고,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서로에게 영향을 미칠 있는 개연성이 있는 곳이다. 정보통신기술(ICT) 촉발된 현재와 미래 사회 모습의 특징 하나로 연결성(Connectedness) 이야기하는데, 우리가 부대끼고 살아가는 오프라인 세상에서 이런 연결, 특히나 우연한 연결을 가능하게 하는 일종의 플랫폼 역할을 하는 곳이 편의점 아닐까 싶다. 카페, 식당, 술집은 아는 사람들끼리 옹기종기 모이는 곳이지만, 편의점은 모르는 사람들이 우연히 만날 있는 .

이전에는 일찍 퇴직하신 분들이 생활비를 벌기 위해 하는 곳이 편의점이었고, 근래에는 취직이 고달픈 젊은 분들이 뛰어드는 곳이 편의점이라고도 한다. 요즘은 장사가 안되는 시간에는 셔터를 내리기도 하고, 무인 편의점도 등장한다고 하지만, 24시간 영업을 위해서 가족이 뛰어들거나 전문 기술과 경험이 없는 많은 분들에게 생계 유지를 위한 기회를 만들어내고 있는 곳도 편의점이다. 이러니, 편의점을 운영하시는 분이나 일하시는 분들마다 다양한 사연을 갖고 계시리라.

이런 편의점을 두고, 편의점을 운영하시는 사장님,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분들, 편의점을 들리는 손님들의 이야기를 맛깔나게 빠른 속도로 풀어간 소설이 바로 불편한 편의점이다

워낙 유명한 베스트셀러이기는 하지만, 스포일러가 되고 싶지는 않은터라 소설속 이야기를 요약하거나, 등장 인물을 소개하지는 않으련다편의점이라는 공간을 통해 인연을 맺게 점주님과 아르바이트를 하시는 분들, 그리고  동네에 살면서 편의점을 들리는 분들의 따뜻한 이야기이다.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우리는 알게 모르게 연결된 세상에서 살아가고 있으며, 우리가 알게 모르게 다른 사람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 있는지? 생생하게 그려져 있다. 잔잔한 호수에 떨어진 돌멩이가 일으키는 파장처럼, 사람의 선행이 어떻게 다른 사람을 바꾸고, 바뀌어진 사람이 다른 사람들을 어떻게 바꿀 있는지를 감동적으로 그려주고 있다.

2000 초반에 개봉했던 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라는 제목의 영화가 생각난다. 원제는 Pay It Forward 였는데, 서구식 표현이지만 먼저 주고 베풀자는 것이다. 사람이 명에게 선행을 베풀고, 명은 다시 각각 다른 세명에게 선행을 베풀고, 이렇게 아홉명은 다시 스물일곱명에게 선행을 베푸는 것과 같이 기하급수적으로 선행이 이루어짐으로써 따뜻한 세상을 만들어갈 있다는 것이다.

얼굴에 마스크를 쓰고 살아가는게 만으로 2년이 되어 간다. 아는 사람이든 모르는 사람이든 서로가 서로를 조심하면서, 접촉을 피하며 살아가고 있다. 뒷사람을 위해서 출입문을 잡고 서있어 주는 것도 피하고, 멈찍멈찍 뭔가 도움이 필요할 같이 보이는 사람에게 먼저 붙이는 것을 꺼려하는 것처럼 각팍해져가는 같다. 그럼에도, 우리는 모르는 사람일지라도 아픔과 고통에 안타까와하고 슬퍼하고, 대가를 바라지 않고 누군가를 돕는 심성을 갖고 있다. 소설이 이런 마음에 불을 지피고,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가는데 장작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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