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n Francisco - Lombard Street

아이들에게 샌프란시스코 여행에서 가장 재미있었고, 기억에 남는 것을 골라보라고 했더니, Lombard Street를 꼽습니다. 서울에서 아이들이 보던 책에도 나왔었다는데요, 세계에서 가장 꼬불꼬불한 길이고, 자동차들이 이리쿵 저리쿵한다고 소개되어 있다고 합니다. ( 가보면 이리쿵 저리쿵 할 정도는 아니고요, 특히 한국의 드라이버들에게는 식은죽먹기입니다.)

롬바르드(Lombard Street)

사진을 보시면, 어떤 차들은 외편으로 어떤 차들은 오른편으로 향해서 길을 내려오고 있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길 밑에서, 길 옆에서 사람들은 카메라를 들고 차들을 찍고 있습니다. 자동차가 다니는 길 옆은 꽃들이 활짝 핀 정원입니다. 아름다운 모습이지요. 멀리서 보면 꽤나 스릴있어 보입니다. 다행인 것은 일방통행이라는 거지요, 만약에 양방향 통행이었으면 정말 사고 무지 났을 겁니다.

Lombard Street는 상당히 꼭대기에 위치해 있습니다. 여기를 보려면, 케이블카를 타고 오거나, 아니면 걸어서 가파른 언덕을 올라야 합니다. 저는 아이들과 가파른 언덕을 오르고, 내리고 했습니다.

맞는 방향으로 걸어가고 있는지의 여부는, 역시나 휴대폰이나 iPAD의 지도로 확인을 했는데요, 아래 지도 보시면 꼬불꼬불한 길 모습이 나옵니다.

Lombard Street도 상당한 내리막이지만, 올라가는 길도 가파른 오르막입니다. 아래사진을 보시면 거의 30도에 육박하는 경사를 보실 수 있습니다. 차들도 휙 기울어져 있고요, 집의 밑면을 보시면 그 경사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아 꼭대기에 도착하니, 드디어 카메라를 든 관광객들이 보입니다. 드디어 Lombard Street에 왔네요. 꼭대기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며 사진을 찍어보았지만, 전혀 감흥이 안납니다. 차가 다니는 꼬불꼬불한 길의 양 옆으로 사람들이 다니도록 만들어놓은 길이 있습니다. 이 길을 따라 내려오면서 꼬불꼬불 길을 지나는 자동차를 찍어줍니다.

운전자에게 환하게 웃으면서 엄지손가락을 치켜올려주면, 운전자도 신나서 활짝 웃으면서 인사를 해줍니다. Honda를 몰고 있는 아저씨도 저와 유쾌하게 인사를 한 분인데, 여기에서는 다들 눈치 안보고 다른 자동차 열심히 찍고, 자동차 운전자들은 찍히는 것은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분위기입니다.

Lombard Street

오픈카를 타고 셀카봉을 내밀고 사진을 찍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가다 서고, 사진찍고, 가다 사고 사진 찍고, 그렇지만 아무도 짜증내지 않고, 뒤로 자동차들이 밀리니까 더 좋아합니다. 

Lombard Street

앗, 길을 따라 내려오다보니 여기 사시는 분들의 주차장도 보입니다. 매일마다 꼬불꼬불길을 따라 내려오면서 주차도 하고, 차도 빼고 살아가는 모양이네요. 

Lombard Street 아래쪽에서는 관광객들이 이를 배경으로 사진 찍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저도 아이들과 한장 ~

Lombard Street

Lombard Street 에서 유쾌하게 웃다가, 경사진 길을 따라 숙소가 있는 호텔 방향으로 걸어봅니다. San Francisco 시내 중 Fisherman's Wharf 근처 관광지는 서로 거리가 멀지 않아서 걸어다닐만 합니다. 경사길은 여전히 조심해야 합니다.

때로는 편리함보다 불편함이 더 좋을 때가 있습니다. 심지어 그 불편함을 돈 주고 사고, 시간을 내어 즐기기도 합니다. 차를 타지 않고, 산을 오르거나, 올레길을 걷는 것도 그렇고, 돈을 내고 단식을 하기도 합니다. Lombard Street는 이런 불편함이 줄 수 있는 큰 즐거움의 좋은 예라 생각합니다. 우리도 (좋고, 편리한) 제품을 넘어서, 우리 삶의 공간이 주는 (편리하지 않지만, 즐거운) experience를 만들고 즐길 수 있는 날이 빨리 오기를 바랍니다.